소풍과 수학여행 등 현장체험학습 중 예기치 못한 안전사고가 발생해도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는 교직원은 민·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도록 면책 기준을 명확히 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사고에 대한 법적 부담으로 현장체험학습이 위축되는 문제를 줄이고 교직원이 안심하고 교육활동을 운영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문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은 2022년 11월 강원 속초의 한 테마파크에서 현장체험학습 중 초등학생이 후진하던 버스에 치여 숨진 사고를 계기로 마련됐다. 당시 버스 기사뿐 아니라 현장에 있던 담임교사와 보조 인솔교사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됐고 담임교사는 항소심에서도 금고 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후 학교 현장에서는 교사가 통제하기 어려운 사고까지 개인 책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불안이 확산했다. 수학여행과 소풍 등 현장체험학습을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학교도 늘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소풍을 운영한 서울지역 초등학교는 2023년 598곳으로 전체의 98.8%였으나 2025년에는 309곳, 51.1%로 줄었다.
현행 「학교안전법」은 학교장과 교직원, 보조인력이 교육부의 안전사고관리 지침에 따라 학생에 대한 안전조치 의무를 다한 경우 학교안전사고에 대한 민사상·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안전조치 의무를 어느 정도 이행해야 면책되는지 기준이 구체적이지 않아 사고가 발생하면 교직원이 수사와 재판에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개정안은 현행 면책 조항을 별도 조문으로 분리하고 면책 제외 사유를 구체화했다. 학교장과 교직원, 보조인력이 안전사고관리 지침을 현저히 위반하는 등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학교안전사고에 대한 민사상·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도록 했다. 형사책임에는 업무상과실·중과실치사상죄를 규정한 「형법」 제268조에 따른 책임도 포함했다.
기존에는 안전사고관리 지침에 따라 안전조치 의무를 다했는지를 중심으로 면책 여부를 판단했다면 개정안은 교직원에게 고의나 중과실이 있는지를 기준으로 책임 범위를 판단하도록 한 것이다. 현장에서 예측하거나 통제하기 어려운 사고까지 교직원 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문제를 줄이려는 취지다.
교육부장관이 마련하는 안전사고관리 지침의 범위도 넓혔다. 현행법은 학교 안팎의 교육활동 중 발생한 사고와 위급상황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지침을 마련하도록 하고 있지만 개정안은 사고 발생 이후 대응뿐 아니라 사고 예방에 관한 내용도 포함하도록 했다.
법안이 통과되면 교직원의 면책 범위와 책임 기준이 보다 분명해져 현장체험학습 운영에 따른 법적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학교는 교육부의 예방·대응 지침을 토대로 안전조치를 마련하고 교직원은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는 사고에 대해서는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김 의원은 “소풍과 수학여행을 할 때 불합리한 교사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번 법안을 준비했다”며 “학생들이 평생 기억할 경험을 가지면서도 교직원 또한 안심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