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보호 법제화 현장 체감 낮아...기준 명확히 해야”

2026.09.21 16:40:44

한국교원교육학회 학술대회 교육활동 보호 집중 논의
교권소송 국가책임·악성민원 기관 대응 촉구

교권보호 법제가 잇따라 마련됐지만 교원이 학생 지도에 앞서 법적 위험부터 걱정하는 현실을 바꾸려면 정당한 생활지도의 판단기준을 명확히 하고 교육활동 침해와 악성민원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교원교육학회가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교대에서 개최한 2026 추계학술대회에서는 ‘실효성 있는 교육활동 보호 및 법·행정 안전망 구축’을 주제로 교육활동 보호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한국교총 등 교육단체와 교육 관련 기관이 공동 주관했으며 강주호 한국교총 회장이 세션 좌장을 맡았다.

 

김진영 한국교총 부회장은 ‘정당한 생활지도와 교육활동 침해 판단의 법적 기준과 과제’ 발표에서 교권보호 5법 등 제도 개선에도 현장 교원의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부회장은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라며 “아직 많은 교원들은 교육활동 중에도 불안과 위축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문제의 핵심은 ‘정당한 생활지도’와 ‘교육활동 침해’를 가르는 법적 기준이 여전히 법률이 아닌 행정규칙 수준에 머물러 있고 그 개념 요소 또한 추상적이라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정당한 생활지도와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의 경계를 보다 구체적으로 규정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김 부회장은 “기준이 모호할 때는 신고와 소송이라는 최후 수단이 일상적 갈등 해결 방식으로 자리 잡게 되고 그 피해는 결국 교실 속 모든 아이들에게 돌아간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이를 위해 ▲중대 교권침해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교권소송 국가책임제 전면 도입 ▲악성민원 맞고소제 의무화 ▲아동복지법상 정서학대 조항 명확화 ▲아동학대 사건 경찰 무혐의 시 검찰 불송치 등 ‘교권보호 제도 개선 5대 과제’를 제시했다. 모든 교육지원청에 교육활동보호센터와 전담변호사를 배치해 지역에 따른 법률지원 격차도 줄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교권소송 국가책임제와 관련해서는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성국 의원(국민의힘)이 4월 교원지위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사실도 소개됐다. 정당한 교육활동으로 법적 분쟁에 휘말린 교원에게 국가 또는 관할청이 소송 대리와 변호사 선임 등 실질적인 법률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김 부회장은 “이제 중요한 것은 이러한 논의가 법안 발의에 그치지 않고 현장의 교사들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제도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원하린 교사노동조합연맹 국제협력실장은 토론에서 생활지도를 단순히 ‘아동학대가 아닌 행위’로 보는 데서 나아가 교원의 전문적 교육판단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의 발달상태와 행동 맥락뿐 아니라 학급 전체의 학습권과 안전, 수업 지속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교사의 전문성을 법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악성민원 대응도 교원 개인이 아닌 기관 책임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송수연 교사노조연맹 정책연구원장은 학교장이 모든 민원을 직접 감당하는 방식 역시 책임을 다른 개인에게 옮기는 데 그칠 수 있다며 학교와 교육지원청이 역할을 분담하는 기관 중심 대응체계를 제안했다.

 

조희정 경기 포일초 교사는 토론에서 “교사에게는 협조 의무만 있고 처리 책임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사는 사실관계와 교육적 의견을 제공하고 학교는 접수·기록과 기관 명의의 공식 답변을, 교육지원청은 기준 충족 시 사안 인수를, 교육청은 인력·예산·법률지원과 이행점검을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창구의 명칭은 기관으로 바뀌었는데 실제 책임은 개인에게 남아 있다면 교사 보호는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라며 상담을 가장한 반복 연락이나 교직원 교체·징계 요구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기관이 민원을 인수하도록 명확한 전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좌장을 맡은 강주호 교총 회장도 “교육활동 보호가 법과 제도의 마련에 머물러서는 안 되고 학교 현장에서 교원이 실제 보호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는 체계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정당한 교육활동에 대한 법적 보호를 강화하는 한편 악성민원과 무고성 신고에 대해서는 교원 개인이 아닌 국가와 교육당국이 책임지는 제도 마련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백승호 기자 10004ok@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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