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에게 폭행을 당한 초등학교 교원들이 해당 학생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교원단체가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교권침해 피해 교원이 아동학대 신고와 수사 부담까지 떠안는 상황을 막기 위해 관련 법을 개정하고 교육활동 관련 소송에 대한 국가책임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요구다.
한국교총과 충북교총은 18일 공동 입장을 내고 청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교원 폭행 및 아동학대 고소 사건과 관련해 피해 교원 보호와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교총에 따르면 지난 2일 해당 학교 학생이 시험지와 관련해 담임교사에게 욕설을 하고 머리채를 잡는 등 폭행했으며 이를 제지하던 교감 등 다른 교원에게도 욕설과 폭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학생의 학부모는 담임교사와 교감, 다른 교원들을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총은 고소 내용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엄정하게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학생의 폭력행위를 제지하는 과정에 참여한 교원들까지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돼 수사와 법적 대응 부담을 지게 된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교총은 “아동학대 고소 내용의 사실 여부는 객관적인 사실관계와 당시 교육적 상황에 따라 엄정하게 판단돼야 한다”면서도 “아동학대 신고제도는 피해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이지, 교권피해를 당한 교원을 가해자측이 압박하거나 정당한 생활지도를 위축시키는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이번 사건이 개별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교총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교원에 대한 상해·폭행은 502건에 달했다. 또 교육감 의견서 제출 제도가 도입된 2023년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교원을 대상으로 한 아동학대 신고는 1870건으로 집계됐다.
교권침해를 당하고도 신고를 주저하는 교원이 많다는 조사 결과도 제시했다. 교총이 지난 4월 전국 교원 35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교육활동 침해를 경험하고 지역교권보호위원회에 신고했다는 응답은 13.9%에 불과했다. 신고를 주저하게 하는 요인으로는 무고성 악성 민원 제기 및 고소에 대한 두려움이 85.0%, 무고한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두려움이 81.8%였다. 몰래 녹음에 대한 두려움도 80.9%로 나타났다.
강주호 한국교총 회장은 “교사가 학생에게 폭행을 당하고, 이를 말리던 교원들까지 피해를 입었는데 역으로 아동학대범으로 고소를 당해 경찰 조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은 결코 정상적인 교육환경이라고 할 수 없다”며 “이런 상황 속에서는 교사가 학생의 폭력과 수업 방해를 보고도 나서지 못하는 극단적 위축상황이 반복될 것이며, 결국 그 피해는 다른 학생들의 안전과 학습권으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교총은 현행 ‘아동복지법’과 ‘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과 함께 교육활동 과정에서 발생한 소송을 교원 개인에게 맡기지 않는 국가소송책임제 도입을 요구했다. 다음 달 9일 국회 앞에서 교원3단체 공동 ‘교육활동 보장 법 개정 촉구 전국교원집회’를 열고 관련 법 개정을 촉구할 계획이다.
권오장 충북교총 회장은 “지금 필요한 것은 피해 교원에게 다시 각자 알아서 대응하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청이 전면에 서서 교원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충북교육청에 적극적인 법률·행정 지원을 요청했다.
교총은 사건 발생 직후인 지난 4일 해당 학교를 찾아 학교장과 면담하고 교권침해 대응 및 피해 교원 지원 방안을 안내했다. 앞으로 피해 교원들이 아동학대 신고와 후속 조사 과정에서 홀로 대응하지 않도록 피해 치유지원금과 경찰 조사 동행 비용, 변호사 비용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