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이 정부에 교장·교감 등 학생생활지도에 책임을 맡은 교원에게 학교폭력 조사권 등 준사법권을 부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안 회장은 1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학교폭력 근절, 교원 선도 선언 및 여건 마련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교원이 선도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하는 한편 교원들에게 실질적인 권한을 주자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학교폭력 해결의 열쇠는 일선 교원들에게 달려 있는데도 학교폭력예방대책에관한법률에 교원은 신고의무만 강조되어 있지 실제로 해당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한 권한 부여가 미약하다”며 “경찰·검찰 같은 수사권과 전문화된 수사부서도 없는 상황에서 교사들이 객관적 사실에 접근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안 회장은 이에 따라 “형사소송법 특별사법경찰관리 및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 등을 개정해 청소년보호업무를 교장·교감·학생생활부장 등이 수행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학교폭력 해결 과정에서 경찰력과 사법적 판단이 우선될 경우 학교 내 교원의 노력과 실천의지는 약화되고 경찰력과 사법적 판단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며 “학교폭력 사건이 사법적 판단 이전에 반드시 교육행정 당국에 의해 점검되고 확인되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최근 학교폭력을 방치한 혐의로 담임교사가 처음 입건된 서울 S중 교장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도 정영규 전국시·도교총회장협의회장, 심은석 한국초·중·고등학교교장총연합회장, 김동수 전국시·도교총사무국장협의회장, 이준순 서울교총 회장, 진만성·이재완 서울교총 회장단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