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제 대학 대부분이 실시되고 있는 학부제가 5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개선점이 많은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 이기준·서울대총장)가 지난달 26일 연세대 동문회관에서 개최한 제8회 대학교육 정책포럼에서 학부제의 성과와 개선방향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윤신일 강남대 총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2001학년도 현재 공학계열은 전체 대학의 73.34%, 자연계열은 69.17%, 사회계열은 63.70%, 인문계열은 46.09%가 전면적인 학부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부분적으로라도 학부제를 도입하고 있는 대학을 포함하면 공학계열은 전체의 93.14%, 이학계열은 90.83%, 사회계열은 85.47%, 인문계열은 74.22%가 학부제를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강총장은 "학부제 도입으로 학생들이 소질과 적성에 맞는 전공을 선택할 기회가 제공되지만 특정전공에 학생들이 몰리고 학생들의 소속감이 적어지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동식 고려대교수도 "학생들의 선호학과 편중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2000학번의 경우 공대 7개과 중 4개과는 1지망 지원자 비율이 정원의 147∼128%였으나 나머지 3개과는 정원의 10%도 못 채웠다"고 밝혔다. 장교수 "모집단위 광역화와 학부제는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분야의 인력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처하고 학생의 전공선택 기회를 극대화시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전공을 강제 배정하게 되는 등 문제점도 많다"며 "특히 유사하지 않은 학과를 묶는 모집단위 광역화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주인기 연세대교수는 "2000학번 신입생의 48%가 1년 재학
후 입학 당시 희망과는 다른 전공을 희망했다"며 "학부제 정착을 위해서는 학사지도를 통해 학업능력을 키우고 전공 탐색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면 백종현 서울대교수는 "학부제의 부작용으로 기초학문 위축이나 전공 심화도 저하 등을 지적하지만 이는 잘못된 시각"이라고 전제하고 "전공학생이 많지 않다고 그 학문영역이 황폐화하는 것은 아니며 전공할 의사가 없는 학생을 억지로 배정해 학과 학생수만 유지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