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과제 ‘인성교육‧업무경감‧교권대책’
서울교원들은 차기 교육감에게 무엇을 바라고 어떤 정책을 펼치길 원할까.
보수, 진보 양측 모두 서울시교육감 재선거 후보 단일화 과정을 거치면서 선거 열기는 달아오르고 있지만, 단일화에 밀려 정작 서울교육을 이끌어갈 핵심인 교원들이 원하는 정책과 공약은 뒤로 밀려나 있는 분위기다. 한국교총 교육정책연구소는 정책선거 분위기 조성을 위해 11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유·초·중등·대학 교원(교육행정직 포함) 531명을 대상으로 한 ‘바른 서울교육구현을 위한 교원의견’ 온·오프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서울교원들은 교육감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과 자질로 ‘교육정책 조정 및 추진능력’과 ‘교육에 대한 전문성’을 꼽았다. 또 학교교육에서 ‘인성교육 확대’, ‘교원업무행정 경감’, ‘교권침해 사고예방대책 마련’ 등이 우선 추진돼야 한다고 보고 있었다.
교원들은 서울시교육감의 역량·자질로 ‘도덕성 및 청렴성’(16.9%) 보다도 ‘교육정책 조정 및 추진능력’(21.6%)과 ‘교육에 대한 전문성’(20.1%)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공정택·곽노현 두 교육감이 잇달아 선거법 위반으로 불명예 퇴진했음에도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점이 주목된다. 그만큼 곽 교육감이 학생인권조례 등 교육정책 추진에 있어 사사건건 교과부와 마찰을 빚어온 데 대한 학교 현장의 피로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도 교원들은 ‘공정한 인사와 효율적 예산배분 능력(16.8%)’, ‘서울교육에 대한 비전’(12.6%)’, ‘교육행정 능력과 경험’(11.8%)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우선 추구해야할 학교교육 과제’에 대한 순위별 가중치 반영 응답(점수)에서는 ‘인성교육(전인교육) 확대’(604점)가 가장 많았다. 이어 ‘교원행정업무 경감(525점)’, ‘교권침해사고 예방대책 마련(428점)’, ‘단위학교 자율성 확보(348점)’, ‘교육환경 개선(259)’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무상급식 전면시행(6)’, ‘대안학교 및 대안교육 프로그램 확대(14)’, ‘방과후학교 확대(18)’, ‘소외계층지원 확대(32)’ 등은 상대적으로 우선순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급별로는 초·중등교육의 경우 ‘인성교육(34.7%)’과 ‘교원처우개선(19.5%)’, ‘교육과정운영 내실화(17.6%)’를, 유치원교육은 ‘운영 정상화’(26.7%), ‘안전한 교육(25.0%), ‘교사처우 개선(23.8%)’이 강조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3년 연속 시·도교육청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은 서울시교육청이 앞으로 이를 만회하려면 ‘학교자율성과 자생력 확보’(29.3%) 정책을 1순위로 선택했으며, ‘인성교육 프로젝트 추진’(19.6%), ‘학생중심 교육정책과 교육방법 도입’(15.5%), ‘일반계고교 활성화 추진’(9.1%) 등이 뒤를 이었다.
교총 관계자는 “이번 설문결과는 교원들이 곽 전 교육감 시대를 겪으면서 막강한 교육감 권력, 교육감과 중앙 정부와의 갈등에 따른 피로감과 어려움의 체감도가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며 “교육본질에 입각한 정책의 전면 재검토가 신임 교육감의 책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