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은 ‘입시수단’이 아니다

2014.02.24 09:36:27

최진규 서령고 교사

사고력·창의력·의사소통능력 길러
전인적 성장 위해 필요한 언어활동


“처음에는 말도 없고 성적도 좋지 않았던 학생이 논술을 배우면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글로 표현하기 시작했고,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각종 창의력 대회를 휩쓸게 됐습니다.”

18일 열린 ‘신학기, 수업을 바꾸자’ 포럼 중등세션에서는 최진규 충남 서령고 교사(사진·대학교육협의회 논술연구위원)가 ‘논술교육의 의미’를 설명하기 위해 남궁민수 학생의 사례를 소개했다. ‘논술’로 거듭난 남 군은 ‘한국의 스티브 잡스’라는 최 교사의 격려에도 수능성적만을 강조하는 우리 교육 현실의 벽을 극복하지 못하고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최 교사에게는 논술지도 성공담이자 안타까움이 남는 사례다.

최 교사는 “논술이 입시수단으로만 취급되면서 정치권의 입맛에 따라 전형에서 천덕꾸러기가 됐던 것이 현실”이라며 “입시를 넘어 사고력과 창의력, 의사소통능력을 기르는 방법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논술은 읽기와 쓰기, 말하기와 듣기를 아우르는 ‘언어활동의 종합’이라는 것이다.
 
그는 올해 신설되는 논술 선택과목에 대해서 “기존 교양과목 대신 논술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감과 “대입 준비 시간으로 활용될 개연성이 매우 높다”는 우려를 함께 드러냈다. ‘논술교과서’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그렇지 않아도 어렵고 재미없다고 느끼는 논술을 하나의 틀에 지문만 달리한 딱딱한 구성으로 만들어서는 학생들에게 다가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 교사는 논술의 강점인 언어활동의 활성화를 위해 읽기, 말하기, 쓰기를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RSW모형’을 추천했다. 직접 주말 논술 동아리 활동에 적용하고 있는 모델로 논술문을 쓰기 전에 ‘말하기’에 해당하는 찬반토론을 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토론을 통해 상대방 논지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자신의 생각의 논거를 정리해 논술문을 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글을 쓸 때도 자신의 글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싶은 학생은 칠판에 글을 쓰고, 다른 학생들에게 글의 장단점에 대한 동료평가를 받는다.

최 교사는 논술교육 과정에서 신문을 활용하는 NIE나 TV 토론 프로그램을 활용한 영상활용수업은 물론이고, 학생 스스로 주제와 관련된 내용을 찾아볼 수 있도록 교과통합수업도 한다. ‘생명윤리’를 주제로 국어, 도덕, 사회문화, 과학 등 다양한 교과서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그는 “논술교육 본연의 목적을 살리기 위해서는 지도교사 양성이 필수적”이라며 “논술교육을 전담할 수 있는 연수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은수 jus@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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