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폭 최대 86.7% 달해
贊 초·중등에 더 투자해야
反 빈부 격차만 확대될 것
2월 9일, 중국 서부지역의 닝샤후이족자치구(寧夏回族自治區) 정부가 공청회를 개최해 닝샤대, 북방민족대, 닝샤의과대, 닝샤사범학원 등 4개 지방대의 등록금을 평균 62.2% 인상키로 했다. 일부 전공의 인상폭은 86.7%에 달했다.
자치구의 물가를 관리하는 물가관리국은 4개 대학의 교육경비 운영상황을 분석한 결과 학생당 교육비가 2005년 1만 5100위안(약 245만 원)에서 2010년 2만 300위안(약 330만원)으로 올라 대학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재정청, 교육청 등 행정기구책임자들을 비롯한 29명의 참가자들이 대부분 찬성의견을 밝힌 가운데 등록금 인상안이 정해졌으나 등록금 인상 소식이 발표된 후 사회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닝샤후이족자치구는 전국에서 소득수준이 가장 낮은 서부지역에 속해 있다. 이 때문에 저소득 가정 출신 학생이 20% 이상을 점하고 있는데 등록금 인상으로 학부모, 학생들에게 더 큰 부담을 주게 된다는 반대의견이 터져 나온 것이다.
닝샤교육청은 다시 브리핑을 열고 “현재의 대학등록금 기준은 2000년에 정한 것” 이라며 “자치구의 문·이과 계열 대학 등록금은 전국 31개 행정구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하고 등록금 인상률을 낮추기로 약속했다.
결국 자치구 소속 4년제 대학 문과계열 등록금은 2600위안(약 42만원)에서 4000위안(약 65만원), 이공계열은 2800위안(약 45만원)에서 4400위안(약 72만원), 의과계열은 3000위안(약 49만원)에서 5300위안(약 86만원), 예술계열은 6500위안(약 105만원)에서 8000위안(약 130만원)으로 인상됐다. 등록금 인상률은 평균 49.7%로 낮아졌다. <그래픽 참조>
교육청은 등록금 인상안과 함께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한 등록금 혜택정책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사범계열, 농림수산계열, 체육계열 전공의 저소득층 자녀들을 위한 등록금 감면, 저소득층이 집중돼 있는 지역 출신 학생은 등록금 30% 납부, 등록금 수입의 15%는 저소득 가정 학생 전용 지원금으로 할당 등이다.
닝샤후이족자치구가 지역여론을 살피면서도 등록금 인상을 강행한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중국 교육부가 2007년, 5년 기한으로 등록금 인상 금지령을 내렸고 금지령 적용 기한이 만료된 지난 해부터 각 지방에서 인상 의견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2013년에 등록금 인상에 앞장선 지역은 푸젠성(福建省), 산둥성(山東省), 후베이성(湖北省), 구이저우성(貴州省), 톈진시(天津), 광시좡족자치구(廣西壯族自治區) 등이다.
1996년 국가교육위원회(현 교육부)에서 제정한 ‘고등교육기관 비용징수관리 잠정규정’ 제5조는 “고등교육기관이 재학생들에게 징수한 등록금은 운영예산의 25%를 초과하지 말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번 대학등록금 인상 과정에서 이 25%선을 넘는 경우가 많이 발생했다.
지난해 11월 등록금 20.96% 인상을 발표한 산둥성은 등록금 인상 이유를 “2010년~2012년 대학생들의 1인당 교육비가 1만 7200위안(약 280만원)으로 올랐다”며 “이는 2004년~2006년의 8100위안(약 132만원)보다 9100위안(약 148만원)이나 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교육비 인상수준을 감안하더라도 교육부의 25%의 규정을 준수하려면 산둥성의 등록비는 4300위안(약 70만원)을 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문과계열은 3400위안(약 55만원)에서 4100위안(약 67만원), 이공계열은 3600위안(약 59만원)에서 4600위안(약 75만원), 의학전공은 4000위안(약 65만원)에서 5400위안(약 85만원), 예술전공은 6000위안(약 98만원)에서 8000위안(약 130만원)으로 등록금이 올라 25%선을 넘어섰다.
지난해 5월에는 광시좡족자치구에서도 등록금을 3727위안(약 61만원)에서 5077위안(약 83만원)으로 인상할 것이라고 발표했는데 이 역시 교육부의 25% 규정을 초과한 인상률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여섯 성에서 작년부터 시작된 등록금 인상 움직임은 2014년에도 계속돼 입시를 한 달 앞둔 지난달 6일 장쑤성(江蘇省)에서도 등록금 인상안이 발표됐다. 장쑤성 물가국은 심지어 등록금 인상 상한을 발표하지 않고 대학 전공별로 자율적으로 결정토록 했다. 그 결과 등록금 인상률은 11.1%~47.8%로 책정됐다. 인상률이 가장 높은 의학계열 등록금은 4600위안(약 75만원)에서 6800위안(약 111만원)으로 인상됐다.
중국 각지에서 너도나도 대학 등록금 인상안을 발표하는 상황에 대해 사회의 반응은 양분된다. ‘민간대학’으로 불리는 사립대가 발전하지 못한 중국에서 교육재정은 항상 고등교육 투자를 우선시 해왔다. 때문에 의무교육이 아닌 고등교육은 수혜자부담 원칙에 따라 학생들의 경비부담 비율을 높이고 중앙정부는 초·중등교육에 교육경비를 더 투입해야 한다는 등록금 인상 지지 의견과 지역의 물가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채 등록금 인상에만 급급해하면 빈부격차가 더 확대될 것이라는 반대 의견이 공존한다. 중국 교육부가 어떤 후속 정책을 발표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