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학교 교원들은 ‘통학버스 지원’과 ‘복식학급 해소’를 학교 활성화를 위한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이는 교총이 소규모학교 살리기 및 지원 확대를 위한 방안 마련의 일환으로 4월 15일부터 25일까지 전국 8학급 이하 3542개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중 서술형 질문에서 접수된 내용이다.(1470명 응답, 95% 신뢰수준에 ±2,56%p)
강원 강릉 A초 부장교사는 “소규모학교가 더욱 활성화되려면 재적수 증가가 필요한데 가장 중요한 열쇠는 통학차량 운행”이라며 “연간 몇 천 만원 씩 지원해줘도 차량 운행 업체가 수지타산이 안 맞거나 운전기사를 제공하기 어려워 입찰 자체에 응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남 장흥 B중 교사는 “교통편의시설이 부족해 원거리 통학 학생의 경우 수업에 지장을 겪고 있다”며 “전교생의 15%는 군내버스를 이용하는데 오후 4시 30분 이후에는 운행이 되지 않는 지역에 거주하고 있어 방과 후 활동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 김천 C초 교장도 “용역업체와 계약된 통학버스는 학생수송용으로만 지원돼 다른 용도로 이용할 수 없다”며 “체험학습을 위해 매번 4~50만원하는 전세버스를 빌릴 수도 없는 노릇이므로 학교별로 미니버스를 구입해주는 것도 방안”이라고 밝혔다.
복식학급 운영 문제에 대해 전남 보성 D초 교감은 “1명의 학생이라도 온전한 수업을 받을 권리가 있다”며 “개인차와 학년차가 있는 학생들을 동시에 지도하는 것은 올바른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북 의성 E초 부장교사도 “복식학급이 있으면 학부모들이 입학을 기피하기 때문에 학생 수 감소를 가속화시키는 원인이 된다”고 덧붙였다.
상치교사, 순회교사에 대한 문제도 지적됐다. 경남 창원 F초 부장교사는 “분교장의 경우 순회 보건교사가 한 달에 한 번 정도 오는 경우도 있는데 아이들이 다치거나 아플 경우 응급처치를 하는데 어려움이 많고 병원도 멀어 위험요소가 커진다”며 1교 1보건교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경북 울진 G중 부장교사도 “전공이 아닌 상치과목을 담당함으로써 오는 부담이 크고 수업의 질 저하도 우려 된다”며 “정규교원 충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설문조사 결과 소규모학교 교원들은 12학급 이상 학교 교원에 비해 업무량이 많다(87.3%)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학생 생활지도의 어려움을 교사의 과다업무 때문(28.5%)인 것으로 지적했다. 교원들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업무 전담 직원 배치’(38.4%), ‘상위 기관의 자료 제출 요청 간소화’(28.6%), ‘업무의 간소화’(24.9%) 순으로 답해 업무 부담 경감 요구가 높은 편이었다.
인천 강화군 H고 부장교사는 “학교로 오는 공문서의 양은 같은데 시내 학교에 비해 교사 수는 6분의 1수준이다 보니 공문처리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행정지원인력을 배치해 교사들이 수업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소규모학교 정책에 대해서는 ‘경제적 논리에 따른 일방적 통폐합 유도’가 문제라는 답변이 70.5%로 가장 높았으며, 교육부가 발표한 ‘2014 농어촌 교육여건 개선 추진방안’에 대해서도 ‘학교 간 통폐합이 가속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교원이 72.8%에 달했다. 소규모학교 발전을 위해 가장 필요한 부분으로는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78.4%)을 꼽았다.
<그래픽 참조>
설문에 참여한 교원들은 대부분 “소규모학교 통폐합은 지역 상권 및 문화시설을 축소시켜 지역사회를 더욱 낙후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소규모학교를 유지시키되 전원학교, 힐링학교 같은 개념으로 특화하고 학군제한을 풀어 전입을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경남 양산 I중 교사는 “전원학교 지원사업도 단발성으로 끝난 후 지원이 끊어져 오히려 학교운영이 더 어려워졌다”며 정부의 중·장기적인 안목을 강조했다.
교총은 전국단위의 소규모학교 교장단을 구성하고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현장 의견을 수렴, 보다 효율적이고 강력한 개선 대책들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