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육문제, 국회가 나서라

2002.03.18 00:00:00

문제는 많으나 마땅한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는 것이 우리 교육의 현재 모습이다. 준비되지 않은 수도권 평준화의 섣부른 시행과 전산배정 오류로 학생과 학부모의 항의 사태가 야기되고 급기야 교육감 사퇴로 발전되었다. 사태수습용 한시적 전학허용으로 이른바 `기피학교'는 학생의 집단 이탈로 폐교 위기에 몰리고 있다.

학급당 학생수 35명 감축을 강행하여 건물도 없는 학교에 학생이 배정되는 웃지 못할 사태까지 발생하였다. 세계
토픽감으로 회자되는 서울 지역의 `전학대란' 사태는 무엇인가.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좋은 환경에서 교육받고자 하는 학부모의 교육열을 위장 전입 운운하며 교사까지 동원, 색출하려는 교육청의 비교육적 태도다. 학부모와 학생의 학교선택권 봉쇄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음에도 이에 대한 해결책은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의 `0교시 수업' 역시 교육부가 특기적성 교육 대상과목을 주지교과로 확대, 보충수업으로 변질시킨데에 원인이 있는 것이다.

어디 그 뿐인가. 현 정부의 공약사항인 유아교육법 제정은 대통령의 몇 차례 공언에도 불구하고 정부 내 부처간 불협화음으로 제정이 지연되고 있다. 여기에 국공립과 사립 유치원간 차별 지원으로 국공립 유치원은 고사위기에 처해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는 유아교육의 발전측면에서 심히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현재와 같은 평준화 제도로는 21세기 디지털 사회를 주도할 수 있는 인재육성이 곤란하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교육의 불평등을 심화시킨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국공립 사범대 출신자 우선 임용을 전제로 사범대학에 입학하였으나 중도에 국공립 사범대 출신자 우선 임용이 위헌이라는 판결로 임용되지 못하고 있는 예비교원들의 구제 요청 역시 국회에 계류된 채 허송 세월만 보내고 있다.

실업교육 활성화 방안에도 불구하고 실업교육에 대한 위기감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교육여건 개선을 내세우고 있으나 초등학교 전담교사의 비율은 금년의 경우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더욱 열악해지고 있다. 이렇듯 혼란스러운 상황임에도 교육부는 전시행정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듯 하다.

상황이 이러하니 그나마 기대할 곳은 국회밖에 없다. 행정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는 국회의 고유기능이자 국민에 대한 의무다. 그럼에도 최근 정쟁에만 빠져 있는 국회의 모습은 우리를 또 한번 실망하게 한다. 교육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계속되어야 할 국가중대사이다. 문제해결에 국회가 직접 나서야 한다. 교원이 왜 정치활동을 주장하고 정치권에 영향을 미치려하는지 국회는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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