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 악동들… 혹시 우뇌형?’

2014.10.30 17:47:52

우뇌형능력개발협회 창립세미나
소아·청소년 60%가 우뇌 발달
호기심 많아 문제아 취급 일쑤
“두뇌 특성 따라 교육법 달라야”


최근 학습 부진과 학교 부적응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두뇌 과학’이 떠오르고 있다. 두뇌 과학은 지문이나 혈액형이 각기 다른 것처럼 사람마다 정보를 받아들여 생각하고 반응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데 초점을 맞춘다. 사람의 뇌를 좌·우와 전·후로 구분해 어떤 부분이 발달했는지에 따라 교육법을 달리 해야 효과를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25일 서울 서초고에서 ‘우뇌형 능력 개발협회 창립 세미나’가 열렸다. HB브레인연구소와 메디치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이번 세미나는 뇌 특성에 따른 지도법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우뇌형 학생의 특징을 이해하고 이들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방법을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우리 교육의 현주소와 우뇌형 능력 개발의 필요성’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 박형배 HB브레인연구소장(정신과 전문의)은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뇌 기능 검사를 해보면 10명 중 6명이 ‘우뇌형’이라는 결과가 나온다”고 말문을 열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갈릴레오 갈릴레이, 토마스 에디슨, 앨버트 아인슈타인….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전형적인 ‘우뇌형 인간’이라는 점입니다. 지금은 역사적으로 위대한 인물에 손꼽히는 사람들이지만, 타고난 뇌의 특성으로 인해 유년 시절에는 소위 문제아, 악동으로 낙인찍혔습니다. 난독증도 갖고 있었지요. 우리는 이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좌뇌형 아이는 언어 능력이 뛰어나고 논리적이다. 짜인 틀에 맞춰 행동하길 즐기고 모든 일을 단계적으로 처리한다. 주입식·암기식 교육을 받을 때 그 능력이 극대화된다. 반면 우뇌형은 사물이나 상황 전체를 꿰뚫어보는 성향이 있다. 시각·공간적 지능이 발달해 글보다는 그림에 대한 이해가 빠르다. 호기심이 많고 상상력이 풍부해 직접 보고 듣고 느껴야 직성이 풀린다. 이 때문에 학교생활에 적응 못한다고 오인되거나 산만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박 소장은 “현행 교육제도에서는 우뇌형 학생들이 학습 부진아, 문제아로 비춰질 수 있다”며 “학생들의 뇌 특성에 대해 현장 교원들이 관심을 갖고 이해해야 우뇌형 아이들이 실패자로 전락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이들이 가진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키워줄 방법을 함께 고민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학생의 뇌 지도를 분석해 학교 현장에 활용, 긍정적인 결과를 얻은 학교가 있다. 서울 서초고는 올해 3월, 1학년생을 대상으로 두뇌 유형 검사를 진행하고 결과지와 함께 유형별 특징을 교실에 게시했다. 교우 관계 개선과 학생 지도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친구의 성향을 알게 된 학생들은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교사들은 학생을 대하는 말투나 행동을 달리했다. 특히 우뇌형 학생은 명령하는 말투에 반감을 갖고 틀에 얽매이는 것을 싫어한다는 걸 염두에 뒀다.

이대영 교장은 “두뇌 유형을 분석했을 뿐인데 교사와 학생, 학생끼리의 갈등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면서 “앞으로도 학생과 교사 모두가 행복한 교실을 위해 두뇌 유형별 맞춤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책 읽어주기를 통해 우뇌형 능력 개발에 힘쓴 학교 현장의 사례도 소개됐다. 심영면 서울소의초 교장은 “독서는 언어 감수성과 타인을 공감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효과적”이라면서 “특히 책 읽어주기는 우뇌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서울소의초는 학생·학부모·교사가 함께 책을 읽어주는 ‘얘들아, 함께 읽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독서를 강요하거나 혼자 책을 읽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학부모, 교사가 직접 음성으로 들려준다.

심 교장은 “미국 독서위원회 보고서에도 ‘아이들이 지식과 견문을 넓히고 책을 좋아하게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책을 읽어주는 것’이라고 쓰여 있다”며 “책을 읽어줬더니 책을 빌리는 학생이 증가한 것은 물론 학습 적응력과 듣기 태도가 향상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이날 세미나에서는 ▲미래 교육의 방향(남경두 건국대 미래지식교육원장) ▲학교 현장에서 우뇌형 능력 개발 실제 사례-난독증 개선 프로그램(김은희 한국난독증연구소장) ▲학습 부진 학생의 학습클리닉 시범 사업 실제(신민정 HB브레인연구소 연구원) ▲우뇌형 아이들의 진로교육의 필요성과 방향(조훈 메디치연구소장) 등이 소개됐다.
김명교 kmg8585@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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