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로(MEMORO-기억의 은행·Bank of Memories)를 아십니까.’
60세 이상 어르신들의 ‘지나간 삶의 기억’을 찾고, 기록하며, 투고해 세계의 모든 이들과 공유하는 국제 비영리 단체 및 활동을 의미하는 ‘메모로’가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 단체는 60세 이상 ‘인생의 선배’가 살아왔던 과거 기억을 사회·문화적 유산으로 삼아 미래 세대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2007년 8월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출발했다. 2008년 6월 웹사이트를 개설한 후 유럽연합의 재정 지원 하에 인터넷 서버 운영과 관리 등이 이뤄질 만큼 공익성을 인정받고 있다.
‘메모로’ 활동은 비교적 간단한 방식이다. 젊은 세대가 ‘기억 수집가(Memory Hunter·인터뷰와 영상촬영 담당)’ 역할을 맡아 어르신들의 과거 기억을 5분 정도 짧은 길이로 인터뷰 동영상이나 음성 형태로 수집한 후 사이트 (www.memoro.org)’에 공개한다.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디지털 카메라, 휴대전화, 음성녹음기 등만 있으면 누구나 메모리 헌터가 될 수 있다.
이 서비스가 큰 인기를 끌게 된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가족을 포함한 지역사회의 유대가 점점 약화되는 상황과 맞물려 있다. 조부모·부모 세대의 삶과 체험을 구전 역사(Oral History)라는 형식을 통해 전달함으로써 그들의 삶에 공감하고 가족, 지역사회의 다양한 집단 간 유대의식 향상에 기여하는 효과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세대 간의 차이와 갈등이 상호 이해의 부족에서 발생하는 점이 크다는 것을 감안하면, 조부모나 부모의 옛 기억을 경청함으로써 세대 간에 이해의 폭을 넓힐 기회라는 게 이용자들의 반응이다.
현재 이탈리아 본부를 비롯해 스페인, 카탈루니아, 독일, 일본, 미국, 베네수엘라, 카메룬 등 전 세계 17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현재 우리나라가 참여해 공식사이트 오픈을 준비 중이다. 조만간 우리나라에서도 ‘메모로’ 세대 공감이 활발해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