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총은 그간 교육부만 상대로 끝낸 교섭이 합의사항 이행에 한계가 많았다는 점에서 활동 노선을 인사혁신처, 새누리당, 청와대까지 黨政靑 차원으로 넓혔다. 수당 인상, 무급휴직제 도입 등 핵심과제들이 예산을 수반하고 인사·보수규정들을 손대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인사·보수의 실질적 권한을 가진 인사혁신처를 논의의 장으로 불러낸 것은 교섭 수준과 이행력을 한 단계 높인 계기가 됐다.
그 첫 단추는 안양옥 교총회장이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에게 제안해 4~5월 진행된 학교 현장방문이다. 이 처장은 서울창서초, 광남중, 반포고, 경인교대를 돌며 교원들과의 간담회에서 교단의 사기저하와 열악한 환경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은 7월 7일 첫 교총 방문에서 "담임?교감 처우 개선에 함께 나서자"고 말했다. 이날 안 회장은 "교육이 살려면 담임이 살아야 하고 누구보다 격무에 시달리는 교감의 자존감을 높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이 처장은 "최소한 그 두 가지는 교육부와 확실히 협의해 챙겨보겠다"고 답하기까지 했다.
안 회장의 제안으로 구성된 ‘교원공무원 인사정책 개선 협의기구’가 7월 9일 출범하는 가운데 이틀 앞서 주무부처 장이 의지를 밝힌 셈이다. 협의기구는 공무원연금 개혁으로 희생을 감내한 교원 등의 자긍심 회복과 사기 진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인사혁신처 내에 구성된 협의체다. 교육부, 기재부, 행자부 담당자들이 모두 참여하고 있다.
자연스레 교육부와의 교섭 테이블도 중심축이 인사혁신처로 확대됐다. "협의기구 논의과정과 연동해 핵심 교섭합의를 결정해야 한다"는 게 교육부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교총은 6월부터 협의기구에서 논의·관철시킬 인사·보수 개선 핵심과제 도출에 나섰다. 현장 교원, 전문가 등이 참여한 ‘교원 보수·인사정책 개선추진위원회’(위원장 진재구 청주대 교수)가 즉각 가동됐고 두 달여 여론 수렴, 난상토론 끝에 15개 핵심과제를 추출, 9월10일 인사혁신처에 공식 제안했다.
인사 개선과제로 △자율무급휴직 도입 △특별승급제 마련 △퇴직준비휴가 대체방안 마련, 보수 개선과제로 △담임·교직·보직수당 현실화 △교장·교감 관리직 처우 적정화 △국공립대 성과연봉제 폐지 등이 포함됐다. 교육부 교섭의 핵심내용이 모두 포함된 셈이다.
교총은 협의기구 논의를 주도하며 22일 제4차 회의에서 수당 인상, 무급휴직제 도입 등을 재차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주무부처인 교육부도 공감을 표시했다.
협의기구 논의와 별도로 안 회장은 청와대, 새누리당, 정부 요직과의 지속적인 면담, 방문 등을 통해 인사·보수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했고 긍정적 화답을 얻어냈다. 수당 인상 등의 예산 확보에는 정권, 정치권 차원의 결단과 측면 지원이 반드시 필요해서다.
교총 이재곤 정책교섭국장은 "이번만큼은 기재부도 교원과 교육을 외면해선 안 된다"며 "끝까지 정부, 정치권의 마음을 모으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