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중등학교부터 창업교육 실시

2016.03.04 14:22:03

‘학생기업’ 운영해 수익 창출토록
위기대처능력·책임감 키우는 기회

김나지움(인문계학교)에 재학 중인 벤(Ben), 알리(Ali), 필립(Philip) 세 친구는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소프트웨어 회사를 창립했다. 세 친구의 이름을 따서 만든 회사는 ‘벤아립 소프트웨어 솔루션(BenAliP Software Solution)’. 이 회사에서 내놓은 상품은 아비투어(독일 수능) 계산 프로그램이다. 아비투어는 심화과정, 기초과정, 내신 성적 등으로 세분화돼 있어 계산이 다소 복잡하다. 고학년이 되면서 아비투어 성적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지만 선택과목의 학점과 점수를 일일이 계산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세 친구는 이런 불편을 해소하고자 계산 프로그램을 개발해 시장에 내놓게 됐다. 1회 사용료를 2유로(약 2600원)로 시장에 내놨으나 생각보다 판매가 원활하지 않자 가격을 1유로로 50% 인하하는 정책을 써보기도 했다. 또 컴퓨터만 들여다보며 손님을 기다리지 않고 자신들이 다니는 학교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까지 찾아가 전단지를 붙이거나 나눠주며 홍보를 시작했다.

학생들이 이같은 회사를 설립·운영하게 된 계기는 학교 과제 때문이었다. 한 학기 전산 수업 과제가 바로 창업이었던 것이다.

독일에서는 중등학교에서부터 창업교육을 실시한다. 중년의 퇴직자나 취업에 성공하지 못한 청년들을 중심으로 창업교육을 실시하는 한국과는 달리 독일에서는 학생 때부터 창업교육을 본격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학교 교실에서 이뤄지는 이론과 사례 중심이 아닌 생산·판매를 통해 실제적으로 수입을 창출하기 위한 창업 교육이 이뤄진다. 학생들이 직접 사장이나 동업자가 돼 창업을 한 후, 이를 통해 생산된 상품이나 서비스를 시장에 내 놓고 수익을 창출토록 한다. 창업 아이디어와 업종 선택, 초기 자본금 마련, 상품 가격과 비용 계산, 판매, 수입 분배 결정 등 성인이 창업하는 과정과 동일하다. 현실적으로 자금을 투자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스스로의 능력 여하에 따라 수익을 낼 수도 있고 적자를 볼 수도 있다. 단기간에 폐업을 할 수도 있다.

독일의 학생기업은 지난 1979년 ‘미니회사(미니운터네맨)’란 이름의 직업교육 프로그램으로부터 생겨났다. 1993년부터는 기존의 직업교육 프로그램을 보강하고 수정해 ‘학생기업’이란 이름으로 창업에 초점을 맞췄다. 이때부터 각 주에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박람회 등을 통해 적극 홍보하면서 참여 학교가 꾸준히 증가해왔다.

학생기업의 유형은 다양하다. 극단을 구성, 연극공연을 통해 수입을 낼 수도 있고 학생 카페, 웹디자인, 혹은 여행사를 창업하는 학생들도 있다. 연령층도 12세부터 20세까지 폭넓게 참여한다.

독일에서는 창업을 통해 학생들이 기본적인 경제지식과 시장경제 원리를 배울 수 있어 유익하다는 인식이 퍼져있다. 또 위기대처 능력과 통솔력을 키울 수 있고 책임감과 철저한 직업정신을 통해 스스로의 능력에 대한 신뢰를 배가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각주에서는 학생기업에 대한 지원을 활성화하고 있다. 최근 작센 주에서는 학생기업 프로젝트로 공모를 실시, 최대 1000유로(약 130만원)까지 창업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6만5000유로(약 8600만원)의 예산을 확보하는 등 창업교육에 힘쓰고 있다.
박성숙 현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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