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엘리트 대학’ 육성책 성공 가시화

2016.04.14 20:58:12

‘세계대학평가’서 3개 대학 50위권 진입
대학 평준화 깨고 2006년부터 선별지원

대학이 평준화된 독일에서 ‘엘리트 대학’을 선정해 지원하는 ‘엑설런트 이니치아티브’ 정책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최근 타임지 선정 2015~2016년 세계대학평가에서 뮌헨대가 29위, 베를린대와 하이델베르크 대학이 각각 37위, 49위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지난 10년 간의 엘리트대학 육성책이 대학 구조개혁과 국제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독일은 지난 2006년부터 대학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우수 연구 대학을 지원하는 엑셀런트 이니치아티브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국제적으로 대학의 줄 세우기가 계속되면서 평준화된 독일 대학들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학문 선진국으로서의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 타임지가 선정한 ‘2009 세계대학평가’에서 독일은 50위권 안에 단 한 대학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불명예를 기록했다. 당시 서울대는 47위를 차지했다.

대부분 주립대학인 독일은 대학이 평준화 돼 있다. 명문대학이 없기 때문에 인재가 전국 대학에 고르게 분포한다. 이것이 세계 대학 경쟁에서 독일이 상위권에 진입할 수 없는 이유로 꼽힌 것이다. 학과별로는 차이가 나지만 대학과 대학 간의 격차는 심하지 않기 때문에 명문대학을 향한 치열한 입시경쟁도 없다. 입시생들의 고민은 어떤 대학에 진학할 것인가 보다는 학과 선택에 있다. 대학 평준화로 학생과 학부모는 치열한 입시경쟁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거나 사교육 시장에 의존할 일도 없었다,

학생들이 대학을 먼 곳으로 가는 경우는 자신이 원하는 학과가 인근 대학에 없거나 성적이 너무 저조해 지역대학에 합격하지 못한 경우다. 대학 간판을 보고 먼 곳으로 이사까지 하는 경우는 드물다.

연방 정부는 2006년에 9개 대학을 엘리트 대학으로 선정해 예산 지원을 확대했다. 물론 한번 엘리트 대학으로 선정됐다고 해서 그 지위를 계속 유지할 수는 없다. 지속적인 평가에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이 칭호를 반납해야 한다. 실제로 지난 2011년까지 엘리트 대학으로 지원받던 괴팅겐 대학과 칼스루에, 프라이브르크 대학은 더 이상 엘리트 대학으로 불리지 않고 있다. 현재는 베를린대, 아헨공대, 뮌헨대학, 브레멘 대학, 쾰른 대학 등 11개 대학이 엘리트 대학으로 지원받고 있다.

이같은 선별 정책에 대해 일부 반론도 있다. 2009년 타임지 평가에서 독일의 10개 대학이 200위 안에 들었다는 것이다. 한해 전인 2008년에도 독일의 35개 대학이 상위 400위 안에 진입해 있었다. 이때 한국은 7개 대학, 캐나다는 18개, 일본은 17개, 프랑스는 13개, 핀란드는 1개 대학만이 400위권에 들었을 뿐이다.

또한 평준화된 독일 대학에서 지금까지 99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는 사실도 반론의 근거가 되고 있다. 1990년부터 최근 25년 동안에도 16명이나 되는 노벨상 수상자가 나온 것을 봐도 세계대학평가에서 우위를 선점하지 못한다고 해서 독일 학문이 후퇴한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독일 정부는 세계 유수 대학과 어깨를 나란히 할 엘리트 대학 정책을 계속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오는 2017년부터 10년 동안 40억 유로(약 5조2000억 원)를 엘리트대학 육성에 지원할 예정이다.
박성숙 현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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