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용 전기요금 가로등보다 비싸다

2005.07.13 09:08:00

교육부가 교육용 전기요금 산정 방식을 저렴한 방향으로 개정하거나 심야용 전기요금을 20% 인하하고 아예 교육용 심야전기요금을 신설하는 방안을 건의하는 등 학교 전기요금 인하를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이는 사실 전국 16개 시·도 교육감들이 전기료가 단위학교의 교육활동에 큰 장애가 되고 있다며 교육용 전기요금을 인하해 줄 것을 교육부에 건의한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전기요금을 산업용ㆍ일반용ㆍ주택용ㆍ농업용 등 용도별로 산정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전력 수요는 산업용 전력이 전체 전력의 50%가량을 차지하고 있고, 교육용을 포함한 일반용과 주택용이 각각 25%, 농업용이 0.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전력요금 평균 판매단가를 100으로 했을 때 주택용, 일반용(상업용 포함), 교육용은 대략 각각 19%,40%,20% 만큼 높고, 산업용, 농업용, 가로등은 각각 20%,56%,12% 만큼 낮게 책정돼 있다. 한국전력 자료(http://blog.naver.com/josm3123)에 따르면 전력량 요금(원/kw당)은 일반용 6480원, 교육용 6050원, 산업용 4580원, 농업용 3610원, 가로등 5140원, 심양전력 2690원으로 교육용은 일반용에 비하면 11.9%가 저렴하게 책정되어 있지만 농업용에 비해 67.6%, 산업용에 비해 40.7%, 가로등에 비해 42.4% 그리고 심야전력에 비하면 무려 124.9%가 비싼 가격이다.

교육용은 교육법에 의한 학교(부속병원 제외), 도서관진흥법에 의한 도서관,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 의한 박물관, 미술관에 적용에 적용되는데 산업용, 농업용, 심지어는 한밤중 한가한 외곽순환도로를 밝혀 불야성을 이루는 가로등 전력요금보다 비싸게 책정되었으니 정부의 교육을 보는 시각이 한심한 수준이고 아예 기본적인 배려는 엿보이지 않는다.

현재 리포터의 학교 교실에는 선풍기와 냉방기(에어컨)가 동시에 설치되어 있는데, 선풍기는 전력을, 에어컨은 도시가스를 주 에너지로 사용하고 있다. 전등을 제외한 전력은 중앙에서 전원을 관리하고 있는데 기온과 날씨에 따라 적절한 난방 방법을 선택함으로써 에너지를 절약한다는 취지에서다. 그러다 보니 학교 예산 현황을 잘 모르는 학생들로선 불만이 여간 아니다. 가동하고 싶어도 중앙 본부에서 판단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될 때 비로소 가동되기 때문이다.

아무리 배려해도 늘 불만인 것이 피교육생의 입장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수업을 하는 교사는 학생의 요구와 학교의 절약 정책 사이에서 늘 곤혹스럽기만 하다. 학교에서는 이렇게 절약을 해도 학교 예산중에 에너지 공공요금은 대단한 비중을 차지하며 수 천 만원이 소용된다고 한다. 따라서 해가 갈수록 늘어만 가는 냉난방기와 컴퓨터 등 전기기기를 충분히 가동할 수 있도록 충분한 예산이 지원되지 않는 한 학교에서 전기를 마음 놓고 사용하는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인근의 어느 고등학교는 동문회에서 3학년 입시 준비생을 위하여 교실에 에어컨을 기증하여 학생과 학부모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여름 한 철 에어컨을 가동하고는 학교에서 기겁을 했다. 평소 한 해 동안의 전기요금을 두어 달 만에 다 써버릴 만큼의 전기요금이 부과된 것이다. 그래서 학교에서는 엄청난 전기요금을 감당키 어렵고 동문회에 전기요금까지 부탁할 염치가 없었던지 하는 수 없이 철거해 옥상에 흉물스럽게 방치해 두니 비싼 에어컨이 애물단지가 돼버렸다는 것이다. 학교 교육예산의 현주소를 말해주는 것 같아 씁쓸했다.

국가 미래가 달려 있는 학생 교육에 사용되는 전기요금이 농업용은 고사하고 산업용이나 가로등보다도 비싸야 한다는 게 교직에 있는 한 사람으로서 서글프기만 하다. 당연히 단위학교의 교육활동에 큰 장애가 되지 않도록 교육용 전기요금이 인하되어야 할 것이다.
김은식 충북영동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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