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발전기금 폐지 신중해야

2005.09.17 09:13:00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학교발전기금이 그 동안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내리더니 여당인 열린우리 당은 이 제도를 폐지하는 개정입법을 정기 국회 내 발의하여 처리하기로 했다는 보도이다.

학교시설 보수나 교육용 기자재 구입 등에 사용되는 학교발전기금의 부적절한 모금 및 집행에 따른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보고 이를 폐지하려는 정치권의 생각이 과연 옳은 것인지?

교육재정이 열악한 일선 학교입장에서는 재정 위축으로 운영에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걱정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진심으로 학교발전을 위하거나 모교의 발전을 위해 발전기금을 내고 싶은 애교심의 순수한 싹이 자라게 될 토양을 완전히 없애버리는 우(愚)를 범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도 있는 것이다. 현 제도에 모순과 부작용이 있으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거나 제도를 정비하여서 운영을 하는 것이 옳지 부작용이 있다고 폐지하려는 논리는 흑백논리요,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리포터가 근무하는 학교에는 이미 폐교가 된 같은 면내 초등학교 졸업생이며, 모교도 아닌데도 행정공무원으로 명예퇴직 이후 3년여 동안 매월 10만원씩 학교 통장으로 자동 이체하여 발전 기금을 내주고 있는 분이 있어 어린이교육활동에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발전기금제도 자체를 폐지하면 이 분에게 어떤 방법으로 설명을 해야 할까?

학교발전기금은 학교발전을 위한 좋은 취지에도 불구, 모금액을 학급별로 할당해 학부모로부터 강제 징수함은 물론 학교운영비 부족분을 이를 통해 메우는 등 운영상 폐단이 심각하다는 이유에서 폐지하려고 한단다. 대부분의 학교가 그러하다면 폐단을 개선하여 운영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옳지 않은가? 아무런 대안도 없이 제도 자체를 없애려는 발상은 인기에 좌우되는 표를 의식한 것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이찬재 (전)충주 달천초등학교 교장 (수필가)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