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대계' 사라진 언론의 교육보도

2005.09.20 08:34:00

언론은 한마디로 한 사회의 눈과 귀이다. 따라서 이 눈과 귀가 제 기능을 하느냐의 여부를 보면 그 나라가 어떤 나라인가를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언론들은 국민들의 눈과 귀가 되려는 의사를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 “일단 쓰고 보자” 식의 보도 관행과 논리적 허구성 투성이의 보도 자료는 이미 위험 수준을 넘어섰다.

냉정하게 말하면 교육에 관한 판단이 다양한 것 자체는 문제라고 할 수 없다. 기준의 차이는 어느 사회에나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 우리나라 언론의 교육에 관한 보도 관점은 한마디로 일관성이 없다. 아니 오히려 교육을 보는 관점이 없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뒤죽박죽이며 왜곡 수준이 도를 넘고 있다.

언론의 교육보도는 국민의 교육문제에 대한 안목을 변화시키고 교육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언론은 본질적 교육관에 의거하여 교육 문제를 제기하여야 하고, 비본질적인 기준들을 본질적 교육관으로 수렴하는데 기여하여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언론은 본질적인 교육관을 경시하고 지나친 상업주의에 빠짐으로써 교육 본질의 왜곡을 조장하고 있다. 본질적 기준으로 교육 문제를 바라보거나 본질적 기준으로 수렴되도록 유도하기는커녕, ‘습관적 문제제기형’에 이리저리 끌려 다니거나 독·과점 카르텔 체제, 방만한 광고 시장 등 영업 수익을 위하여 적당히 야합함으로써 극도의 상업주의, 치적주의의 폐해에 빠져있다.

언론의 ‘사회갈등 부추기는 엇박자 보도’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확인취재를 생략한 언론의 무책임한 교육현장 보도와 잘못된 교육 관련 보도로 인한 교권 실추의 책임을 면키 어렵다. 너울거리는 마녀사냥의 흉포함이 교원들의 사기를 꺾고 있다.

교육은 교사와 학생이 교실과 학교에서 만남으로부터 시작되는 법인데 힘없는 교육계를 도마 위에 놓고 난도질하며 “교원 때리기”에 열을 올리는 등 강한 자에게 약하고 약한 자에게 강한 언론 특유의 태도를 보임으로써 오히려 언론이 교육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

예컨대, 체벌, 촌지 문제 등으로 교사들을 부패집단으로 몰아가거나, 실체도 불분명한 ‘일진회‘ 보도로 학교를 폭력의 온상쯤으로 취급하는 등 마치 그들의 표현대로 “붕괴되는 공교육”이 학교와 교원들만의 책임으로 전가하는데 열을 올렸다. 차마 입으로 담지 못할 정도로 사실과 다른 왜곡 날조된 보도로 교원들을 폄하하여 기를 꺾음으로써 바람직한 교육을 위해 선도자 역할을 해야 할 언론이 교육을 정상화시킨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교실 붕괴를 가속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였음을 알아야 한다.

언론은 지금이라도 본질적인 교육관을 세우는데 소홀히 하였다는 과오를 깊이 반성하고 언론 본연의 객관성, 공정성, 그리고 일관성 있는 자세를 갖길 바라며 먼저 언론 스스로 판매·유통시장을 개선하고, 광고시장을 투명하고 건전한 체제로 전환한 뒤에 학교와 교육을 비판하고 감시함으로써 우리 교육현실이 정상화되는 데 기여해야 할 것이다.
김은식 충북영동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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