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물, 믿고 마실 수 있나?

2005.09.22 17:59:00


최근 들어 웰빙 열풍이 불면서 학교에서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정수기를 들 수 있다. 불과 몇 년 전만에도 음용수로 수돗물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학생이나 학부모들의 건의로 인해 교실이나 복도 등 학생들의 활동이 잦은 장소에 정수기를 설치한 학교가 많다.

그러나 설치된 정수기에 대한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오히려 학생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지난해 모 언론사에서 광주지역 각급 학교의 정수기를 대상으로 수질 검사를 한 결과 4대 가운데 1대 꼴로 일반 세균이 기준치(1cc 당 100) 이상 검출됨으로써 부적합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정수기는 편리한 만큼 철저한 관리가 생명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정수기에서 가장 중요한 필터는 깨끗한 물을 걸러주는 역할을 하지만, 제때 갈아주지 않으면 필터의 오염물질이 물에 섞여 들어가 음용시 더 해로울 수 있다. 그래서 학교처럼 사용량이 많은 공공시설에 설치된 정수기의 경우는 관리자를 두어 적어도 1개월에 한 번씩은 관리해야 한다. 그러나 일부 학교에서는 정수기에 마땅히 부착되어 있어야 할 관리일지가 보이지 않거나, 심지어는 먼지가 수북히 쌓여 있는 사례도 있다.

학교 단독으로 교내에 설치된 여러 대의 정수기를 전문기관에 의뢰하여 관리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들어가는 것도 사실이다. 사실 정해진 교육예산을 집행하는 단위 학교로서는 정수기 관리를 위하여 별도의 예산을 책정하는 것이 여의치 않을 수 있다. 따라서 교육정책을 담당하는 행정기관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학교 음용수 사용과 관련하여 특별 예산을 배정하는 등의 정책적 지원이 따라야 할 것이다.
최진규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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