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인간 육성’이라면 인성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람들은 적어도 교육학을 전공하고 학교교육의 현장에서 많은 기간 동안 실무 경험을 쌓은 ‘교원자격증’을 가진 사람들이 담당해야 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교육 현장에 시장논리를 적용시켜 과열 경쟁을 부추기고, 교육자가 아닌 전문 경영인의 경영기법을 도입하여 혁신하겠다는 것은 교육과 경제를 구분하지 못하는 발상이다.
전문적인 지식이나 기능, 경쟁력 있는 인간을 육성하기 전에 더욱 필요한 것은 바람직한 인격을 형성시키는 것이다. 옛날부터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사람들은 대부분 우수한 두뇌와 전문지식을 소유한 사람이었다. 그들은 바르게 인격을 수양하지 못하고 개인적 욕구만을 충족하기 위해 자기의 재능을 길렀던 사람들이다. 경쟁에서 이기고, 명문 대학에 진학하는 것, 전문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회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람을 기르는 일이다. 아름다운 정서를 신장시키고 특기 적성에 맞는 능력 있는 사람으로 기르는 것이다. 이런 인간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능력 있는 ‘교육자’가 필요한 것이지 교육현장 외의 능력 있는 사람이나 일반교육행정가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일선 교육현장에서 가장 민감한 사항은 바로 상급 기관의 정책과 시책 그리고 지시 등이다. 학교의 자율성이나 특수성이 무시되는 경향이 많은 이유도 그러한 현실 때문이다. 잘된 정책이나 시책이 교육현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다고 할 수 있다. 같은 맥락으로 잘못된 정책 시책일 경우에는 그 피해를 고스란히 안게 되는 것은 학생들이다. 우수한 경영능력도 좋고 행정능력도 좋지만 참된 교육을 실현할 수 있는 전문교육자가 더 필요하다고 하겠다.
경찰관서에서 경찰 아닌 사람이 수장이 되지 않는다. 군대에서 군인 아닌 사람이 사령관이 되는 경우도 없다. 모두가 전문성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유독 교육 분야에서만 전문가를 무시하고 자격증 없는 사람도 교장으로 임용하겠다는 발상은 교육의 전문성을 무시하는 처사인 동시에 ‘교육인적자원부’의 조직 속에 자리잡고 있는 교육 비전문가들의 잘못된 판단이라고 생각이 된다. 교육부장관부터 정치적인 인사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다. 교육 관료의 대부분이 교육전문가가 아닌 일반행정가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또한 ‘교장 자격증’이 없는 유능한 교사를 대상으로 ‘교장 초빙제’를 도입하겠다고 한다. 교단 교사로서 우수하다고 학교 경영에서 우수하다는 보장은 없다. '학교 때 모범생이 사회의 열등생이 된다'는 말도 있다. 모범 교사라고 모범 교장이 된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교장 자격증을 받기 위한 요건을 갖춘 후 자격연수를 받은 교장 유자격자가 교장이 돼야 한다는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교육은 먼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 백년지대계라고 하지 않던가. 짧은 기간 동안의 유행성 시류나 정치적 목적을 관철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 되어서는 안 된다. 전문영역인 교육현장에 비전문가가 중요한 정책 입안 및 경영 담당자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자율학교’에서라도 일반인 대상 ‘교장초빙제’ 확대 실시는 재고되어야 한다. 교육계에 비교육계 인사가 교육에 관계되는 영향력을 발휘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