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전북 완주군의 산간 오지마을에 위치한 가천초등학교(교장 서기봉)에 흥겨운 농악소리가 주변의 높은 산을 울리고 메아리 되어 들리고 있었다.
전라북도교육청 ‘평생교육’ 시범학교 운영의 성공을 축하하는 마을의 ‘평생교육농악반’의 흥겨운 연주였다. 주변은 온통 높은 산들로 둘러싸여 있고, 골짜기를 흐르는 시냇물은 서늘한 날씨만큼이나 차갑게 느껴지지만 진한 향기 물씬 풍기는 국화의 찬란한 모습들은 오늘의 축하객들을 반긴다.
‘평생교육’이란 '인간의 교육은 가정, 학교, 사회에서 전 생애에 걸쳐 이루어져야 한다'는 교육관으로서 인간은 사회 문물이 크게 변화해 감에 따라 그에 적응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1967년에 유네스코 성인 교육회의에서 제창되었다. 학생수 48명 교원 10여 명의 소규모 가천초등학교는 2년 전에 전라북도교육청 ‘평생교육’ 시범학교로 지정되었다. 산간 마을로 주민의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하고 노령인구가 비교적 많은 낙후된 지역이었지만 이날 ‘평생학습마을’을 조성 평생교육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그 성공 사례를 발표하는 날이다. 그 사례를 본받아 현재 진행중인 우리 학교의 ‘평생교육’에 도움을 얻고자 이 학교를 방문하게 됐다.
평소 평생교육에 남다른 관심과 열정을 가진 가천초 서기봉 교장은 이런 지역이야 말로 평생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학교의 빈약한 시설과 지역주민의 무관심 때문에 평생교육을 추진하기에는 어려움이 주변의 산보다도 높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평생학습마을’을 조성하기로 하였다. 마을은 면단위 각종 기관들을 중심으로 기관의 시설들을 활용하기로 하고 마을마다 새마을 및 경로회관 등을 이용하여 학습 마을을 조성하였다. 각 기관장의 협조를 얻어 기관의 시설들을 최대한 활용하고 가천초 교사들을 강사로 위촉 방문 학습지도를 하도록 하였다.
농악반, 컴퓨터반, 한글반, 한지공예반, 등산반, 조기축구반, 베드민턴반, 탁구반 등 십수 개의 학습반을 조직하여 ‘평생학습마을’에서 2년 동안 학습을 하였다. 예전의 ‘새마을교육’ 또는 ‘야학활동’과도 비슷하였다. 각종 학습과 여가선용 프로그램에 의한 마을 사람들의 취미 활동으로 여가를 선용하게 되었다. 인터넷교육을 통한 생산물의 인터넷 판매, 생활체육을 통한 건강관리, 농악 및 단소반의 민속 전통 이어가기, 한글 미해득자들에 대한 한글 교육 등 지역민들의 의식의 변화에 크게 기여하였다.
처음에는 비닐하우스를 만들어 배드민턴과 탁구를 하였다. 천장은 낮고 조명은 어둡고 통풍이 안 되는 실내 체육활동의 어려움을 알게 된 교육청에서는 조립식 체육관을 만들어 주었다. 실로 학교장과 교사들의 열정 그리고 지역 주민들의 활발한 활동에 감동하여 ‘평생학습관’을 지어 줄 수밖에 없었다는 완주교육장의 후원이 큰 힘이 되었다고 한다.
이제 이곳 산간 오지마을에서 불붙은 ‘평생학습마을’과 같은 ‘평생교육’이 타 지역에도 번지기를 바란다. 문화적 혜택에 소외되어 있는 시골에 그 지역의 특색에 맞는 필요한 과제를 선정하여 평생교육이 활성화되기를 바란다. 아직도 시골에는 어려운 시대를 살았던 노령인구들의 문자 미해득 및 정보화 시대의 컴맹 등 평생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각급 학교에서는 현대화된 시설이나 교수매체를 활용하여 학생만을 위하는 교육의 장이 아닌 지역 주민까지를 포함하는 평생교육의 장이 되어주기를 희망한다.
마을의 창고에서 잠자던 풍물들이 2년 전에 새로운 주인을 만나 꾸준한 학습을 통해 오늘 환희의 음률로 탄생했다. ‘평생교육’ 학습의 성과가 온 골짜기에 번져간 것이다.
우리 학교(원평초)에서도 금년 한해 ‘평생교육’의 취미활동 14개 반을 구성하여 매주 120여 명의 학부모 및 지역주민들이 학교의 현대화 시설을 이용하여 평생학습을 하고 있다. 더욱 적극적인 활동으로 틀림없는 성공을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