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으뜸 추억은 수학여행

2005.11.16 19:36:00


'학창시절에 경험했던 일 중 가장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것이 무엇일까?' 라는 물음에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수학여행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리포터가 근무하는 학교는 작은 벽지학교라서 3년에 한번씩 수학여행을 실시하고 있다. 대부분의 작은 학교는 학생수가 줄어들어 버스 한 대를 전세 내어 2박 3일 일정으로 수학여행을 다녀오고 있다. 큰 학교에서는 초등학교는 6학년 중 고등학교는 2학년 때 실시하고 있는 실정인데 작은 학교는 4,5,6학년 또는 3,4,5,6학년이 함께 수학여행을 다녀와야 하는 형편이다.

올해는 3~6학년이 강화도로 2박3일 일정으로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견학 위주의 수학여행에서 테마가 있는 체험 위주로 실시하였다. 바다가 없는 충북에서 찾은 드넓은 바다의 모습은 산골의 어린이들에겐 신기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6월초라서 바닷물이 찬데도 갯벌체험을 하면서 신바람이 났다. 온몸에 갯벌 진흙을 발라 사람인지 물고기인지 분간을 못할 정도인데도 넓은 갯벌을 뛰어다니며 장난도 치고 좋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색다른 체험에 호기심이 발동하여 노는 모습을 보고 여행지 선택을 잘했다는 생각을 하였다.

갯벌체험을 하고 나와 노릇노릇한 군고구마를 먹는 그 맛은 어린이들이 커서도 추억이 될만한 이벤트였다. 생전 처음 승마체험도 하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은 문화유적을 답사하는 다른 수학여행지보다 좋아하는 모습이었다. 강화유적지도 답사하였고, 곤충박물관에서 수많은 곤충표본과 실제로 기르는 외국 곤충까지 보면서 신기해 하였다. 버섯재배농장견학, 우리나라 농업발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농업문화전시관도 보면서 테마가 있는 수학여행을 즐겼다. 석모도까지 배를 타면서 모여드는 갈매기떼에 새우깡을 던져주며 날쌔게 받아먹는 모습을 보며 즐거워하는 색다른 체험도 하고 왔다.

수학여행을 테마가 있는 체험학습형으로 실시하는 학교가 늘고 있으며, 장소도 다양화하고 있는 것은 호기심이 많은 어린이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바람직한 교육활동이라고 생각한다. 수학여행하면 무엇인가 배우고 와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문화유적이 많은 경주, 부여, 공주로 많이 갔고 최근에는 강화도 지역으로도 많이 간다.

그러나 충북의 북부권 충주 제천 단양지역도 새로운 수학여행지로 각광을 받기 시작하고 있다. 충주호 유람선을 타고 단양팔경을 구경하면 이국을 관광하는 맛을 느낄 수 있고, 월악산과 조령관문, 소백산, 청풍문화재단지, 드라마 촬영지, 자치단체 단위로 열리는 축제에 참여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단양의 동굴을 관람하고 숙박시설이 모여 있는 수안보온천이 있어 테마별로 일정을 짜면 유익한 새로운 수학여행지로 부각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수학여행하면 단풍이 붉게 물든 가을철에 갔었는데 최근에는 5~6월에 실시하는 학교가 많다. 여름이나 겨울철에도 주제에 어울리는 수학여행을 실시하면 좋을 것 같다. 중고등학교의 경우 속리산, 설악산, 제주도를 수학여행지로 택하는데 고등학생들에게는 넓은 세계를 배우며 큰 꿈을 품도록 이웃 나라로 수학여행을 다녀올 때도 되었다고 생각한다.

관광이 아닌 교육적인 수학여행을 위해 청소년시절 여행에 투자한 비용은 그들의 앞날에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몇 배의 효과로 나타나 되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이찬재 (전)충주 달천초등학교 교장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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