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선도교사’ 영어 수업을 보고-
2004학년도부터 전라북도 김제교육청에서는 ‘수업선도교사’ 수업제를 실시하고 있다. 초등학교 학급수 규모에 따라 교당 1-2명의 희망자에 한하여 ‘수업선도교사’를 지정 1년에 2회씩 수업연구를 하게 하고 있다. 수업 참관 대상자는 해당 학교 교장, 교감, 학생 수업이 없는 교사들 및 해당학교 ‘학부모 수업 참관단’원들이다. 물론 수업 장학을 위한 담당 장학사와 타교의 교감 한 분도 참관하고 있다.
‘수업선도교사’를 희망하여 수업연구를 하는 교사들에게는 관내 전보시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그래서인지 희망하는 교사들이 많아서 상당한 경합이 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교사들은 수업연구를 쉽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진하여 수업연구를 하려는 교사는 많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수업선도교사제’는 교사의 자질 향상과 수업기술의 향상을 위해서 매우 바람직한 사업이라고 생각된다.
특이한 점은 수업에 참관하는 ‘학부모 수업참관단원’들이다. 학교마다 3-5명의 학부모 수업참관단을 조직하여 참관하게 하고 있다. 학부모들의 수업참관은 수업평가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교사 수업에 대한 이해를 북돋우고, 수업의 어려움을 간접 체험하며, 자녀들의 학습 실태를 파악하게도 하고, 교실의 분위기에 대한 느낌을 통해 수업이란 교사들만이 할 수 있는 전문적인 과업이라는 점을 인식하게 하는데 목적이 있다.
작년부터 여러 번 다른 학교 선도교사들의 수업을 참관했었지만 며칠 전 특별한 감동을 느낀 수업을 보았다. 마치 40분간의 아주 재미있는 영화를 본 것처럼 어느 과정 한 군데도 어색하거나 지루하지 않았다. 아름다운 리듬과 멜로디의 오케스트라를 듣는 것 같기도 했으며, 시선을 뗄 수 없을 만큼 긴장감이 적절하게 유지 되는 학습활동이었다. 교사의 유창한 교실영어 사용과 시범창이나 시범발음 시범행동들이 학생들에게 아주 좋은 본보기가 되었다. 자신감 넘치는 발음, 반짝이는 눈동자, 조금도 어색하지 않는 역할극 등 학생들의 적극적인 호응과 신명나는 활동들로 학습 성과가 훌륭하게 나타나는 수업이었다.
평상시에 학습 훈련이 잘 안되었거나 교과의 특징에 따른 수업모형을 적용하지 않고 강의식 중심의 수업만을 해 온 교실에서는 사전에 작성한 수업과정안을 바탕으로 연출에 의한 배역 정하기, 연습하기 등 단기간의 훈련을 통해 수업을 전개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는 수업의 흐름이 부드럽지 못하다. 학생들은 자신감이 없고 교사의 눈치를 보거나 외운 듯한 말들을 기억해 내려고 애를 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정해진 시간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교사가 의도하던 방향으로 학습이 진행되지 못하여 당황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비록 ‘수업선도교사제’의 인센티브를 획득하기 위해 교사들이 선호하고는 있지만 질 높은 수업 기술의 확산을 위해서는 좋은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수업을 선발하여 많은 교사나 학부모들이 참관하여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좋은 영화를 볼 때 영화 속에 빠져버려 자신의 정체성을 잊어버리고 영화 속의 인물이 되어 있듯이 참으로 좋은 수업을 볼 때는 자신이 수업교사가 되고 학습하는 학생이 되어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것을 체험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