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치는 보람을 느낀 漢文終講

2005.12.24 19:12:00


작은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특기적성교육이 쉬울 것 같지만 나름대로 고충이 따랐다. 외부강사를 초빙하여 지도하려고 해도 학생의 부담이 너무 많이 돌아가고 강사도 거리가 멀어서 오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선생님들 중에 특기를 가진 선생님들로 자체강사를 선정하여 2-3종목을 실시하였다. 미술(회화), 컴퓨터, 글짓기 등을 하였는데 특기 있는 선생님이 전근을 가고 선생님들도 수당을 받으면서 특기지도를 하는데 따른 부담 때문인지 올 학년 초에는 자체강사를 희망하는 선생님이 아무도 없었다.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희망을 받아 유능한 외부강사를 채용하여 실시하려했으나 소규모학교와 지역여건 때문에 어려움에 봉착했었다. 학교특색으로 실시하는 사물놀이강사를 인근 제천에서 어렵게 구하여 4-6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하기로 했는데 한 강좌 정도 더 개설해야 하겠다는 의견이 나와서 교감이 무보수로 1주일에 1시간씩 4,5,6학년을 대상으로 한문공부를 하기로 하였다. 지난 겨울방학에 한문자격취득과정 직무연수(사이버)를 받고 공인한자2급자격증을 받았기에 아이들을 지도하면 보람이 있을 것 같았다.

매주 월요일 오후 2시40분부터 3시 50분까지 1년간 한문을 가르쳤다. 학교특기적성교육비에서 학년별 교재를 구입하여 지도하였다. 3개 학년의 교재가 다르기 때문에 넓은 장소가 필요하여 다목적으로 사용하는 급식소에서 오랜만에 학생들을 가르치려니까 목이 아팠다. 전체학생을 지도 할 때는 마이크를 썼지만 학년별로 지도할 때는 육성으로 3개 학년을 다니며 지도하고나면 힘이 들었다. 역시 가르치는 일이 어렵다는 것을 실감하였다.

강의 시작하기 전에 출석을 부른 다음 “사자성어”나 내용이 좋은 한문구절을 써놓고 설명을 해준 다음에 교재를 다루는 방법으로 지도하니까 귀담아 듣고 반응이 좋았다. 한문교육의 필요성과 한문이야기를 해줄 때는 조용히 집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평소에 듣기만 하던 고사성어의 뜻을 풀이해주면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하는 모습에서 가르치는 보람을 맛보았다. 월요일에 배운 내용을 1주일간 반복하여 복습하고 연습장에 써오는 과제를 주어 다음시간에 검사를 받게 하였다.

1학기에 40문항씩 문제를 내어 평가를 하였고 학년말평가로 지난 12일에 40문항씩 한문평가를 하여 채점을 한 다음 19일에는 시험지를 내주고 답을 맞춰보았다. 잘한 학생은 두 문제만 틀린 아이도 있었고 두문제만 맞은 아이들도 있었다. 잘한 아이들은 손뼉을 치며 좋아하였다. 부족한 학생들도 방학동안에 가정에서 복습을 하도록 약속을 하였다.

옛날 서당처럼 “책씻이”는 없었지만 1년간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반성하며 한명도 빠지지 않고 한문공부에 참여해준 학생들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終講을 하고 나니 역시 선생님은 학생을 가르치는 데서 보람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였다.
이찬재 (전)충주 달천초등학교 교장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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