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명문 벽지 학교

2005.12.26 13:22:00

7차 교육 과정으로 접어들면서 신입생 유치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학교가 많아지는 것 같다. 대학은 신입생 정원 채우기에 안간힘을, 고등학교에서는 우수한 학생을 입학시키기 위해서 분투하는 모습이 역역해 졌다. 여기에 발맞추어 고교 교사들은 우수교로 또는 벽지 학교로 몰려 자신의 자아실현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베트랑 교사가 벽지 학교로 이동하면서 농어촌 학교가 우수한 교사진을 확보하는 계기가 되었고, 게다가 열과 성을 다하는 교사들로 형성되어 졌다. 이로써 학교와 학생 그리고 교사가 하나가 되어 농어촌 벽지 학교를 살리는데 혼신의 정을 쏟은 결과 지역의 우수한 학생들이 도시로 나가는 경향이 줄어들게 만든 대표적 사례로 강화고를 들 수 있다.

최근 강화도 벽지에 소재한 강화고등학교가 연속 3년 소위 서울 명문 S대학교에 합격시켰다. 작년에는 무려 4명을 합격시키는 쾌거를 보였다. 이로써 중앙지를 비롯해 각 매스컴에서 취재를 하러 오는 경향이 늘어났다. 시골 학교라 나이 많은 교사들이 점수를 획득하기 위해서 오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결과였다.

교장 선생님을 중심으로 각 교사가 교육열로 똘똘 뭉쳐 교실에는 늦은 밤에도 불은 꺼질 줄 몰랐다. 시골이라 교통이 불편하고 학생들의 경제 사정도 여의치 않는 데도 방과 후 활동에 전교생이 참여하는 등 학생들의 배움에 대한 열의가 돋보이고 있다.

강화 내에 소재한 중학교에서는 기존까지도 우수한 학생들이 더 나은 환경을 찾아 도시로 나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지역 고등학교로서 연속 명문대에 합격시키자 학부모들도 인식을 달리하게 되었고, 주변의 학교에서도 소문에 소문을 듣고 강화고로 몰려들고 있다.

이처럼 학교를 위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많으면 많을수록 시골 학교라 하더라도 우수한 명문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가 아닌가 싶다. 한 학교가 우수고가 되기 위해서는 어느 한 사람의 힘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또 벽지 학교라 나이 많은 사람들이 점수나 획득하고 잠시 쉬러 온다는 생각을 불식시키는 데도 일역을 한 학교다.

지역이 좁을수록 여론의 형성도 빠르다. 그리고 이웃들 간의 정보도 빠르게 퍼지기 마련이다. 그러기에 학교에서 일어나는 자잘한 일들을 학부모들은 잘 알고 있다. 그렇다고 학부모들이 학교에 자주 오는 편도 아니지만 몇 사람의 입만 빌리면 쉽게 퍼져 나가는 지역으로서의 단점도 안고 있는 터라, 지역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들의 행동거지가 항상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작은 것도 나누어 먹을 수 있는 온정이 있어 그래도 시내의 상황과는 다른 일면이 있다. 몸은 고달프고 자신의 시간을 찾기에 여유가 없다고 하지만, 후학들을 길러내는 가운데 맛보는 성취의 달콤한 맛은 그래도 일시적인 단맛을 주는 설탕맛과는 다르다.
조기철 인천 초은고등학교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