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노조 난립 시대?

2006.01.18 09:16:00

우리나라의 교원노동조합으로는 이미 ‘전교조’와 ‘한교조’가 있고, ‘한국교총’이라는 막강한 교원단체가 교원들의 복지향상과 권익보호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면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각종 교육정책 및 시책에 대한 비판과 협조를 하면서 교육발전을 꾀하고 있다.

노동조합이란 노동 조건의 개선 및 노동자의 사회적·경제적인 지위 향상을 목적으로 노동자가 조직한 단체이다. 교원도 노동자라는 인식으로부터 노조가 탄생한 것이다. 사람이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얻기 위하여 육체적 노력이나 정신적 노력을 들이는 행위를 노동이라고 한다. 교사의 역할이 노동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교사도 일정한 보수를 받고 국가로부터 고용이 되어있다는 점에서 사용자인 국가에 대해 경제적 사회적 권익을 주장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기에 교원들도 노조를 결성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자유교원조합’이 출범을 앞두고 있다. 교원들의 권익을 대변하고 교육정책에 대한 바람직한 대안을 제시하고 교육발전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노조라면 노조의 수효가 문제될 것이 없을 것이다. 현재 두개의 노조인 ‘한교조’와 ‘전교조’가 지향하는 바는 다르겠지만 모두가 교원들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아울러 노조는 아니지만 ‘한국교총’의 활동도 노조 그 이상의 역량이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모름지기 노조는 교원 모두를 위해서 존재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자유교원조합’은 특정노조에 맞서기 위해 설립한다는 것이다. 특정노조의 행태(?)를 그냥 두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설립한다는 것이다. 특정 노조에 맞서기 위한 노조 결성은 많은 우려를 낳게 한다. 상호 조합원 간에 반목과 질시의 현상이 나타나게 될 것은 뻔하기 때문이다. 힘을 합쳐 사용자와 맞서야 노조로써의 기능을 다 할 수 있을 텐데 설립 취지부터 다른 노조와 맞서겠다니 반목과 질시가 눈에 선하다. 단위 학교에도 무조건적인 대립의 위치에 있는 상대 조합원들끼리 같이 근무할 것은 자명한데 교원 상호간의 인화와 단합을 추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금 어느 때 보다 교원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공모교장제나 초빙교장제의 도입으로 교원자격증이나 교육현장의 실무 경험이 전혀 없는 인사들까지도 교장 자리를 넘보고 있다. 교원들도 시대 변화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 혁신적인 사고와 직무태도로 안이한 타성에서 벗어나야할 때다. 수업개선과 학생 생활 지도 등 현장에서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 같은 교원끼리 편 가르기 하여 서로 옳다고 다투기나 해서는 안 된다. 힘을 모아 외부로부터의 도전에 맞설 수 있는 응집된 힘을 길러야 할 것이다.

‘자유교원조합’도 감정적이거나 편협한 설립취지나 지향점을 과감히 떨쳐버리고 좀더 큰 틀에서 국가 교육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하여 교육 시·정책에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교원들의 권익향상과 교권 수호를 위해서 노력하겠다는 목적의식을 갖고 태어나기를 바란다. 교원들의 편 가르기가 아닌 상호 의존과 상생의 정신으로 힘을 모으려는 의지를 갖고 탄생되기를 기대한다. 가뜩이나 교권이 위축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힘을 모아 당당한 교직사회를 이루어야 한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하지 않던가.
이학구 김제 부용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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