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 명장면

2006.02.26 13:39:00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동계올림픽이 폐막을 맞이하고 있다. 오늘 새벽에 있었던 쇼트트랙 경기를 가슴 졸이며 지켜봤다. 한국 남자 쇼트트랙 선수들이 1992년 알베르빌올림픽이후 무려 14년 만에 남자 5,000m 릴레이에서 우승하며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해 뜬눈으로 새운 보람이 있었다.

시작 전부터 올림픽이 열린 이탈리아 관중들이 홈팀을 응원하는 열기와 노력의 결실이건만 우리나라가 금메달을 독식하면서 시작된 심판들의 불공정한 판정 때문에 걱정을 했다. 더구나 얼음판 상황이 나빠 실격당하는 선수들이 늘어나면서 더 긴장되었다.

남자 500m 준준결승 경기에서 기대주였던 이호석 선수가 탈락하며 우려했던 염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더구나 결승 경기에서는 부정 출발로 스타트가 여러 번 지연되는 바람에 안현수 선수의 출발이 늦어져 앞선 선수들을 추월하지 못한 채 3위에 머물러야 했다. 준결승에서 중국선수의 실격으로 간신히 결승에 올랐고, 부정출발이 의심스러울 만큼 다른 선수들보다 한 발 앞서 출발한 미국의 오노가 우승해 더 아쉬웠다.

여자 1,000m 결승은 우리나라의 진선유, 최은경과 중국의 왕멩, 양양A가 올랐다. 출발부터 결승선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지점까지 중국선수 두 명이 선두를 지켰지만 우리의 어린 선수들은 정말 대단했다. 진선유 1위, 최은경이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준결승에서도 실격문제로 최은경을 긴장시킨 심판들이었으니 추월과정에서 상대선수의 진로가 방해된 것을 그냥 지나칠 리 없었다. 심판들이 모였을 때 혹 진선유 선수의 금메달을 빼앗으려는 것이 아닌가 긴장했던 터라 오히려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111.12m의 아이스링크를 45바퀴나 돌아야 하는 남자 5,000m 릴레이는 역전과 역전을 거듭한 명승부였다. 뒤늦게 2위로 올라섰다 선두로 나섰지만 다시 추월당해 우승권에서 멀어지는 듯 했다. 더구나 캐나다 선수가 팔로 밀며 진로를 방해하는 등 잘못하면 넘어질 뻔한 위험한 순간이 두 번이나 있었다. 쇼트트랙경기가 열린 팔라벨라 경기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대역전극은 눈 깜짝할 사이에 이뤄졌다. 이미 1,000m와 1,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건 안현수 선수가 결승선을 눈앞에 둔 마지막 코너에서 세계에서 혼자만 할 수 있는 총알 스피드로 중국과 캐나다 선수 사이를 빠져나가며 결승선을 통과하고 두 손을 번쩍 치켜들었다.

애국가가 울려 퍼지고 중국의 국기, 미국과 캐나다의 국기를 양쪽에 거느린 채 우리의 태극기가 두 번이나 제일 꼭대기에 올라가는 시상식은 정말 감격스러웠다. 이 순간만은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나라였다. 이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경기에 참가한 남여 10명의 선수가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 선수들의 나이가 모두 25살 이하라니 우리나라 쇼트트랙의 장래가 든든하다.

더구나 안현수 선수와 진선유 선수는 우리나라 최초로 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3개나 딴 선수로 기록되며 이번 동계 올림픽에 3관왕 3명 중 우리나라 선수가 2명을 차지하는 영광도 누리게 되었다. 영광을 차지한 모든 선수들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내며 고생한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모든 면에서 지원을 아끼지 말길 바란다.

한편 우리 선수들에게 유난히 엄하게 규칙을 적용하며 편파 판정을 일삼으니 심판들이 TV 화면에 보이기만 해도 불안했다. 현재 우리 교육계주변에도 심판의 역할을 그렇게 하며 오히려 망치게 하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은지? 또 오늘 우리 선수들이 쇼트트랙에서 감격적인 명장면을 연출하며 우승하는 모습과 같이 보고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어린이와 교사 사이에 무척 많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변종만 상당초등학교 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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