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폐교를 테마학습장으로

2006.03.27 08:52:00

농어촌의 인구감소로 폐교되기 시작한지도 23년이 지났으며 그동안 폐교된 학교는 모두 3032곳으로 이 가운데 1018개교가 임대 등 활용되고 있으며 435개교는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활용 중인 폐교 현황을 보면 교육시설 229곳, 주민 복리시설 151곳, 청소년 수련시설 114곳, 산업생산시설 114곳, 사회복지시설 70곳, 기업체 훈련시설 27곳 등이라고 한다.

교육부는 활용되지 않고 있는 435개의 폐교 가운데 305곳을 매각하고 나머지는 임대(94곳) 또는 자체 활용(35곳)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한다. '폐교재산의 활용촉진을 위한 특별법'을 개정, 폐교를 농어촌지역 주민의 소득증대를 위한 시설이나 문화시설 등으로 활용할 경우에 특별 우대 지원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즉 농어촌 지역의 폐교를 음식점이나 숙박 등 주민들의 소득증대를 위한 시설이나 문화ㆍ체육 시설로 활용하기가 쉬워진다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폐교는 현재 교육ㆍ복지시설로 활용될 때에만 수의계약에 의한 매각이나 대부료 감면이 가능한데 앞으로는 지역주민의 소득증대시설, 문화시설, 체육시설로 활용되는 경우까지 그 범위가 확대된다고 한다. 지역주민의 소득증대시설은 농산물 가공ㆍ농작물 경작ㆍ사료제조 시설, 관광객을 위한 숙박 시설, 지역 특징을 살린 음식점 등을 말하며 이 개정안은 일정기간 활용되지 않는 폐교에 대해 교육감이 무상으로 대부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하니 폐허화 되고 있는 활용되지 못하는 폐교의 보기 싫은 모습이 사리질 전망이라서 활용이 잘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농어촌 폐교활용방안에 대하여 몇 가지 더 제안을 하고자한다.

첫째, 내년부터 주5일제가 전면 시행되는데 대비하여 폐교시설(임대계약이 끝나는 폐교 포함)을 주5일제 테마학습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 같다. 주말에 가족과 함께 찾아가서 다양한 체험학습도하고 건강증진도 하며 가족과 즐길 수 있는 문화체험공간으로 운영하자는 것이다. 운영자에게는 세제혜택을 주어 운영에 필요한 체험 학습비를 수익자 부담으로 하면 별 어려움 없이 운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둘째, 폐교의 일부를 동문회에 임대하여 관리하도록 하면 좋을 것 같다. 이미 폐교가 되었는데 모교에서 체육대회나 동문들의 만남의 장소로 활용하면서 후배들은 없어도 고향모교를 찾아오는 졸업생들이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교실 한 칸 정도의 기념관 같은 것을 만들어 비록 다른 용도로 시설을 활용하더라도 학교의 흔적만이라도 남겨두는 것은 수많은 졸업생들에겐 감동을 주는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 농어촌의 폐교는 도시어린이들의 자연생태체험학습장으로 활용하도록 환경조성을 하였으면 한다. 연못이 있는 학교는 늪에서 사는 식물과 고기, 곤충 등을 관찰할 수 있는 학습장으로 만들고 꽃밭 가꾸기, 텃밭에 농작물 가꾸기, 과일나무 가꾸기, 가축이나 동물 기르기, 흙이나 나무 등으로 할 수 있는 공작실을 운영하면 주5일제로 집에서 무의미하게 노는 학생들이 찾아가 다양한 체험을 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학교의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전국의 폐교 229곳은 교육시설, 114곳은 청소년 수련시설로 활용되고 있는 것처럼 학교의 모습을 살리면서 교육과 문화관련 시설로 활용해야 한다. 민속학교로 운영되는 곳도 있어 학생들이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적어도 교실 한 칸 정도는 그 학교를 졸업한 졸업생들에게 대여하여 졸업생사진이나 학창시절의 물건을 전시하거나 동문회 회의장소로 활용하도록 배려했으면 한다.

학생 수가 줄어 폐교는 되었지만 그 터에서 어린 시절 꿈을 키우며 공부하던 자취나 흔적만은 한구석에라도 살려서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공간과 동문회의 구심역할을 할 수 있는 동문회사무실정도라고 꾸며서 모교 사랑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라고 생각 한다.
이찬재 (전)충주 달천초등학교 교장 (수필가)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