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하게 사는 방법을 가르치자

2006.06.17 14:50:00

온 국민이 월드컵 승리의 기쁨으로 들떠 있는 이때 내연녀와 함께 치밀한 범행 계획을 세우고 4차례나 아내를 살해하려 한 남편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인을 살해하려다 함께 있던 아들 때문에 포기하고, 다시 부인을 살해하기 위해 범행 도구를 제작하는 등 네 차례나 살해를 기도하다 공모자였던 내연녀의 자수로 그동안의 범행이 탄로 난 비정한 남편 얘기다.

‘정말로 남편이 자신을 살해하려 했다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는 부인의 말과 같이 인간의 탈을 쓰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지만 아내 명의로 가입된 1억 원짜리 종신보험 때문이라니 더 할 말을 잃는다.

저렇게 못된 사람들만 있으면 사는 재미가 없겠지만 우리 주변에는 살맛나게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면에서 1주일 간격으로 신장과 간을 기증하는 조성현(46)ㆍ전형자(45)씨 부부의 얘기는 우리의 가슴을 따뜻하게 한다.

더구나 강원도 정선에서 공무원생활을 하고 있는 조씨는 2001년에도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를 통해 신장을 기증한 적이 있고, 7시간 이상을 수술대 위에 있어야 하는 수술날짜를 20년 근속휴가 기간으로 정했다니 남다른 선행에 감동할 뿐이다.

‘지금까지 함께 건강하게 산 것에 감사하는 뜻으로 기증을 결심했다. 봉사를 하고 싶어도 돈이 없어 못 했는데 몸으로 다른 이들을 돕는다고 생각하니 행복했다.’는 부부의 말에 우리 사회에 대한 사랑이 듬뿍 들어있음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두 부부의 삶이 왜 그렇게 다를까?

부부는 가정과 사회를 구성하는 기본이면서 신성한 관계다. 성인이 된 남자와 여자가 부모의 품을 떠나 새로운 가정을 이루고, 가정이라는 틀 안에서 자유와 권리를 마음껏 누리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어쩌면 신성하기에 새로운 가정의 주인공으로서 누리는 만큼 책임과 의무를 다할 책임도 있다.

부부간에는 존엄성이 강조된다. 서로 위하고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하면서 마음과 몸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 부부간에는 서로 이해할 것이 많다. 갈라서면 남남이지만 이해하면 부모나 자식보다 가까운 무촌관계가 된다. 부부간에는 사랑이 있다. 사랑의 씨앗이 싸움마저 칼로 물 베기를 만든다.

부부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건강해야 한다. 정상적인 부부가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해야 행복을 누릴 수 있다. 부부간에 신성함과 존엄성이 사라지면 가정의 행복도 깨진다.

남남인 부부가 가정을 이루며 살아가는데 왜 장애요인이 없겠는가? 본인이 처한 환경을 아름답게 승화시키는 부부라면 누구나 행복할 수 있지만 신성함과 존엄성을 파괴하는 부부는 불행의 늪에 빠질 수밖에 없다.

어떻게 사는 것이 현명한지를 모르는 부부는 없다. 어떻게 실천하느냐가 중요하다. 지식교육을 위해 학원으로만 내몰 것이 아니라 어릴 때부터 여유를 누리도록 해야 한다. 그러면서 행복을 찾아내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해야 한다.

부인을 4차례나 살해하려던 남편의 범행 수법은 자세히 내보내면서 1주일 간격으로 신장과 간을 기증하는 조성현(46)ㆍ전형자(45)씨 부부의 가슴 따뜻한 얘기를 가볍게 다루는 언론도 반성을 해야 한다.
변종만 상당초등학교 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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