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하는 손길은 아름답다

2006.07.11 09:42:00

선생님, 오늘 아침은 태풍이 지나간 뒤라 기분이 상쾌하지 않습니까? 어제 태풍이 지나갈 때만 해도 걱정이 되었었는데 큰 피해 없이 지나가 다행입니다. 어제 퇴근할 때 선생님 한 분과 학생 넷이 태풍이 지나간 후 쓰러진 벼이삭 묶어 세우듯이 쓰러진 백합을 묶어 세우는 모습이 참 보기 좋네요.

또 오늘 아침 7시가 되기 전에 한 선생님께서 오셔서 넘어진 해바라기를 세우기 위해 나무말뚝을 박고 있네요. 역시 보기 좋았습니다. 일찍 등교하는 한 학생이 웃으며 인사하는 모습도 참 아름답습니다.

최근 투자 귀재로 불리는 미국의 워런 버핏이 재산의 85%인 우리 돈으로 37조여원에 이르는 상상치도 못할 돈을 5개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는 아름다운 향기가 온 세상에 풍기고 있는 요즘, (주)참제약 김건남 대표님께서 어제 강원대학교에 발전기금 1억 5천만원을 기부했다는 내용을 접하고는 마음이 훈훈함을 느낍니다.

이분들과 같이 많은 돈은 아니지만 우리학교에도 금년 들어 기부의 아름다운 손길이 밤하늘의 빛나는 별과 같이 반짝반짝 빛나는 분들이 네 분 있었습니다.

지난 3월 31일 교장실에 가니 본교 출신의 미모의 한 여성이 우아한 모습으로 앉아 있었습니다. 어떻게 오셨는지 물어보니 우리학교 학생들 중에 서울대학교에 진학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줄 수 있도록 500만원을 가져왔다고 하네요.

우리학교 20회 백성자 동문이신데 조그만 사업을 해 돈을 조금 벌게 되니 모교가 되돌아 보이더라고 하시면서 본교의 발전하는 모습을 듣고 있는데 더욱 우수한 전통 명문 고등학교로 이어가도록 해주시면 좋겠다고 하시고는 돌아가셨습니다. 돌아가는 뒷모습이 우리의 꽃 백합만큼이나 아름다웠습니다.

그 다음에는 지난 5월 11일 유강토건(주) 정원식 사장님께서 천만원을 학교발전기금으로 기부해 주셨는데 이분은 우리학교와 전혀 관계없는 분이십니다. 우리학교 3학년 한 학부형께서 학교가 나날이 발전하고 선생님들의 헌신적인 노고에 감동이 되었던지 시부되는 분에게 말씀드려 기부하도록 한 것입니다.

역시 이분도 교장실에서 만났는데 조그만 사업을 해 돈을 조금 벌게 되었지만 자기 자식에게는 관심을 가졌어도 질녀에게는 관심을 가지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하시면서 자기 질녀가 다니는 학교에 천만원을 기탁하는 것을 보고 저는 감동을 했습니다. 그것도 자기 질녀에게 직접 주는 것도 아니고 질녀가 다니는 학교에 기부를 하니 그 손길은 더욱 빛나고 아름답기 그지없었습니다.

또 지난 5월 30일 성진지오텍 전정도 사장님께서 학교발전기금으로 오백만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이분은 유일하게 우리학교 학부형이신데 학교가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조금이나마 힘이 되게 하기 위해 기부를 해 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난 주 화요일(7.4)에 삼창기업의 관계되는 분이 오셔서 천만원을 학교발전기금으로 기부해 주셨습니다.

삼창기업 사장님께서는 울산상공회의소장으로 울산경제발전을 위해 힘쓰시는 분이며, 이분의 사모님께서는 우리학교를 졸업해 동창회 부회장으로 수고하시는 분이십니다. 겉으로 드러내기를 좋아하지 않고 주로 집에서 시(詩)활동을 하시면서 조용히 사시는 분인데 우리학교의 발전하는 모습을 전해 듣고 조금이라도 힘이 되게 하기 위해 이렇게 기부를 해 주셨습니다.

우리학교에는 작년까지만 해도 학교발전기금으로 기부하시는 분을 보지 못했는데 금년 들어 벌써 네 분께서 관심을 가지시고 협력하시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이는 우리 선생님들이 하나가 되어 작은 일부터 변화하려고 몸부림치고 헌신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니 이게 지역의 많은 분들에게 감동을 주게 된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표현 중에 ‘변화를 만들어 내자’(Make a Difference!)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지금보다 나아진 세상을 만들기 위해 힘을 더하자는 의미라고 합니다.

이 네 분들은 모두 변화를 만들어 내는 주역임에 틀림없습니다. 지금보다 나아진 울산여고를 만들기 위해 힘을 보태는 분들입니다. 이 네 분의 기부하는 손길은 너무 아름답습니다. 미국의 워런 버핏처럼 거창하진 않아도, 김건남 대표님처럼 액수가 많지는 않아도 이 네 분의 작은 손길은 학교에 엄청난 힘을 생산해 줄 것입니다. 학교발전의 큰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언제나 보람을 느끼고, 하시는 사업이 더욱 번창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감사합니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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