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기'식(式) 담임 리더십

2006.07.12 09:08:00

케빈 리먼, 윌리엄 펜택 공저 ‘양치기 리더십’ 이라는 책에는 잭 노이먼 교수님께서 자기의 개인 목장에서 그의 제자인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최고경영자(CEO)로 꼽히는 제너럴 테크놀로지스(GTI)의 대표 맥브라이드에게 양치기 리더십 7가지 원칙을 가르치고 있는 내용이 나옵니다.
양치기 리더십은 모두 7가지 원칙이지만 이것을 크게 다섯 가지로 묶을 수 있었습니다. 이 다섯 가지 원칙이 학생들을 이끄는 담임 리더십으로 자리 잡으면 나에게 맡겨진 학급 학생들을 잘 이끌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져 봅니다.

첫째 '양치기'식(式) 담임 리더십 제1원칙은 ‘학생들의 상태를 파악하라’입니다.

양치기는 양떼가 어떤 상태인지 파악하듯이 내가 맡은 학급 학생들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양치기가 양을 잘 챙기듯이 학생들을 잘 챙겨야 할 것입니다. 양치기가 양들에게서 나는 냄새에 인상을 쓰고 표를 낸다면 양들이 좋아하지도 따르지 않는 것처럼 학생들이 냄새나는 상태에 있어도 인상을 쓰거나 표를 내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내가 맡은 학생들이 어떤 상태에 있든 그대로 함께 안고 가야 할 것 아니겠습니까?

학생들은 양보다 더 영리해서 담임선생님이 자기를 아끼는지 어떤지, 관심이 있는지 없는지 잘 압니다. 그리고 자기를 아끼는지 확인한 후에야 선생님을 인정하고 선생님의 지도에 관심을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스스로 잘 따르고 싶은 마음이 생기도록 학생들의 상태가 어떠한지 챙기는 일에, 관심을 보이는 일에 최우선을 두어야 할 것입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따르고 싶어 하는 선생님이 되려면 우선 학생을 챙길 줄 알아야 하겠죠.

둘째 '양치기'식(式) 담임 리더십 제2원칙은 ‘학생들의 됨됨이를 파악하고 일체감을 형성하라’입니다.

좋은 양치기는 양에 대해 속속들이 이해하고, 양의 특성에 맞게 기를 줄 압니다. 또한 양들로 하여금 양치기를 신뢰하고 양치기가 제시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처럼 담임선생님은 학생들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이들과의 신뢰 관계 형성을 통해 안심 놓고 따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학생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오해를 없애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시 관찰과 상담을 통해 학생들을 잘 이해하고 그들에 맞는 눈높이교육이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했을 때 학생들은 담임 선생님을 신뢰하고 따르게 될 것 아니겠습니까?

셋째, '양치기'식(式) 담임 리더십 제3원칙은 ‘교실을 안전하고 쾌적한 곳으로 만들라’입니다. 훌륭한 양치기는 늑대, 독초, 해충 등으로부터 양을 보호할 수 있는 목장을 만들 줄 알아야 하듯이 담임 선생님은 학생들이 교실에서 편안하고 쾌적한 환경 속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교실을 꾸며 나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학교에는 야자시간에 교실에 모기가 있으면 모기향을 피우게 하고, 날씨가 더우면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틀게 하며, 교실 뒤편이 휴지로 인해 너저분할 때가 있으면 깨끗하게 정리하여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주곤 함을 봅니다. 이러한 일이 사소한 일인 것 같아도 학생들이 오래 머물고 싶게 하고 건강하게 하는 좋은 방법이 되니까 수시로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넷째, '양치기'식(式) 담임 리더십 제4원칙은 ‘회초리보다 지휘봉을 사용할 줄 알아라’입니다.
양치기는 양들의 잘못을 고쳐 주기 위한 회초리보다 양떼를 이끄는 지팡이를 더 많이 사용하듯이 담임 선생님은 꾸짖는 회초리보다 이끄는 지휘봉을 잘 사용할 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양치기가 양을 위해 지팡이를 사용하듯이 선생님들은 오직 학생들을 위해 지휘봉을 사용해야 할 것이고 체벌로 문제가 되는 회초리보다는 사랑으로 방향을 이끌어주는 지휘봉을 사용해야 할 것입니다.

회초리보다는 지휘봉 사용이 학생들 지도에 더 효과적임을 노이먼 교수님의 다음 말씀에서 잘 암시해 주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양떼를 이끌 때는 지팡이와 막대기를 혼동하지 말아야 하네. 흔히 지도자들은 지팡이가 아닌 막대기로 양떼를 이끌다 부하들의 신뢰를 얻는 데 실패하곤 하지. 지팡이는 막대기보다 부드러운 도구라네. 양치기는 양을 살짝 찌르거나 툭툭 쳐서 방향을 잡을 때 지팡이를 이용하지. 결국 양들은 두려워서가 아니라 양치기를 믿기 때문에 그를 따른다네."

마지막으로 '양치기'식(式) 담임 리더십 제5원칙은 ‘선생님의 마음을 품어라’입니다. 양치기가 양치기의 마음을 품듯이 담임 선생님은 선생님으로서의 마음을 품어야 할 것입니다. 위대한 양치기는 기교가 아닌 양들을 위한 헌신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말씀하신 노이먼 교수님의 말씀처럼 담임 선생님들은 자기가 맡은 학생들을 모두 가슴에 품고 학생들을 위해 헌신을 아끼지 않으면 학생들은 오직 선생님을 믿고 잘 따를 것 아니겠습니까?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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