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의 리더십이 더 요구될 때

2006.07.14 13:24:00

선생님, 어젯밤 날씨가 더워 잠을 잘 주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날씨가 더워 가만히 있어도 짜증이 나지 않습니까? 어떤 사소한 일에서라도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하고 지혜롭게 더위 잘 이겨내셔야 하겠습니다.

요즘 교실에 들어가 학생들에게 혹시 짜증나게 한 일은 없으십니까? 학생의 사소한 말 한 마디에, 학생의 사소한 행동 하나에, 열 받지는 않으십니까? 시험도 끝나고 날씨가 더워 자는 학생들이 나오면 그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으시는지요?

이럴 때 선생님들의 너그러운 마음씨와 감정을 조절하는 힘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요즘은 선생님께서 학생들의 눈에 거슬리는 행동에 대해 지나치게 감정적일 수가 있습니다.

감정이야말로 가장 매력적이고 영향력을 끼치는 요소입니다만 한편 감정은 전염성이 강하며, 그것에 따라 학생들의 기분이 좌우됩니다. 이 더위에 선생님께서 감정적으로 대하시면 학생들은 감정이 상해 힘들어하게 될 뿐 아니라 학습능력도 떨어질 것입니다.

선생님께서 날씨가 덥고 짜증이 날 때 학생들의 감정을 읽고 그것을 잘 움직일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리라 봅니다. 그리고 내가 교실에 들어감으로 학생들에게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해야지 그렇지 않고 내가 교실에 들어감으로 학생들에게 나쁜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한다면 이는 분명 불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떤 선생님께서 교실에 들어가시면 그 순간부터 교실이 환해지고 그 선생님으로 인해 웃음과 열정이 생겨나고 공부할 기분이 납니다. 생기가 돕니다. 즐겁습니다. 하지만 또 어떤 선생님께서 들어가시면 그 순간부터 교실은 어두워지고 학생들의 표정은 무거워지고 공부할 분위기는 딱 까라지고 그 선생님이 빨리 나갔으면 하고 속으로 바라며 그 시간은 지겨움을 느끼다가 그 선생님이 나가시고 나면 그 때부터 교실분위기는 환해지고 생기가 돌고 분위기가 살아납니다.

지금도 수업시간 교실을 둘러보면 교실마다 분위기가 다름을 느낍니다. 어떤 교실에는 자는 학생들이 많이 보이고 분위기도 어둡고 수업하시는 선생님도 힘들어 보입니다. 반면 또 어떤 교실에는 교실분위기가 좋습니다. 자는 학생도 없고 분위기도 좋고 생기가 돕니다. 수업하시는 선생님도 재미가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더위를 이기게 하기 위해서는 선생님께서 수업분위기를 환하게 만들어 주어야 할 것입니다. 웃음과 즐거움이 넘치도록 수업에 대한 많은 준비가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어느 때보다 많은 유머와 재치가 필요한 때입니다.

학생들의 생활지도, 청소지도 등 각가지 지도에서도 학생들에게 잔소리보다는 작은 것 하나라도 행동으로 보여줄 때라는 생각이 듭니다. 구구절절 옳은 말을 하더라도 요즘같이 짜증나고 더울 때면 선생님의 그 금언같은 말씀도 잔소리로 들리고 오히려 거부반응을 일으킬 것 아니겠습니까?

이러한 때에는 이성의 리더십보다 감성의 리더십이 더 요구됩니다. 감성지수(EQ)가 더 높아야 할 때입니다. 선생님께서는 긍정적인 감정을 늘 유지해야 할 것입니다. 학생들은 선생님께서 늘 웃고 있는지, 찌푸리고 있는지를 살핍니다.

그리고 그에 따라 학급의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학습능률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선생님께서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화를 잘 내시면 학생들은 그 선생님을 자격미달이라고 하면서 아예 선생님을 선생님으로 대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니엘 골먼 저 ‘감성의 리더십’에는 EQ를 네 영역으로 구분함을 보게 됩니다.

첫째, 자기인식 능력이다. 자신의 감정과 영향력, 장점과 한계 등 객관적으로 자신의 모습을 볼 줄 아는 능력이다.

둘째, 자기관리 능력이다. 감정과 충동을 통제하는 자기제어 능력, 있는 그대로를 보여 줄 수 있는 용기, 상황의 변화에 적응하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적응력, 성취력, 주도성, 낙천성 등을 포함한다.

셋째, 사회적 인식능력이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헤아리고 이해하며 그들의 생각에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할 줄 아는 감정이입 능력, 다른 사람의 요구를 알아차리고 부응하는 능력 등이 그것이다.

넷째, 관계관리 능력이다. 동기 부여를 해 주고,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능력, 다른 사람을 이끌어 주는 능력, 유대형성 능력, 팀을 구성하고 협력 체제를 조성하는 능력인 팀워크와 협동을 이끌어 내는 능력 등으로 구성된다.

요즘처럼 더위에 힘들어하는 학생들과 선생님 자신들을 위해서라도 우리 선생님께서는 자기인식 능력, 자기관리 능력, 사회적 인식능력, 관계관리 능력 등을 잘 활용하셨으면 합니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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