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에게 박수를"

2006.09.05 16:52:00

지난 3일 지방의회발전연구원이 격월간지 '자치의정'을 통해 발표한 '전국지방의회 의원연봉현황'에 따르면 충북 증평군의회 의원들이 전국 250개 지방의회 중 가장 적은 연봉을 지급받는다.

증평군의회는 7월 28일 의정활동비 110만원과 월정수당 50만원 등 월평균 160만원씩 연간 1920만원의 의정비를 받을 수 있도록 ‘증평군의원 의정활동비지급 조례’를 가결시켰다. 연간 6804만원으로 광역ㆍ기초의회를 통틀어 전국 1위를 기록한 서울시의회를 비롯해 부산시의회 5637만원, 경기도의회 5421만원, 인천시의회 5100만원, 대구시의회 5040만원 등과 비교해보면 1000만원대의 연봉결정이 시사하는바가 크다.

지난 5.31 지방선거는 지방의원 공천제와 유급제 도입으로 어느 때보다도 관심이 많았었다. 7.31 교육위원 선거도 출마자들이 넘쳐나 투표권을 가진 학운위원들이 고민하게 했다. 유급화로 감시가 강화되는 측면도 크겠지만 지방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에서는 돈 걱정으로 한숨부터 내쉰다는 얘기도 들렸다. 그래서 지방의회나 교육위원회의 질적인 변화가 중요한 시기다.

최저 의정비를 발의한 연규현 군의원이 ‘증평군이 전국에서 가장 작은 1읍 1면의 기초단체이며 인구수에 비해 과다한 의원수(7명)를 보유한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듯 의원들 스스로 지자체의 부담을 덜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한 유급제가 실시된 이후 연봉을 스스로 삭감, 의결한 기초의회가 충남 태안군과 증평군 뿐이라는데도 의미를 두어야 한다.

지방의원이나 교육위원이나 백성을 주인으로 섬기는 걸 우선으로 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지적돼 왔던 지방의회나 교육위원회의 폐단을 찾아내 다시는 그런 과오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 스스로 정의가 통용되는 의원이나 위원상을 정립시키며 새로운 지방자치와 교육자치 시대를 열어나가야 한다.

매스컴에서도 ‘어느 광역의회의 의정비가 상위권이냐? 어느 교육위원회의 의정비가 몇 위를 차지했느냐?’ 보다는 지방의원이나 교육위원들이 주민들의 대변자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해 주는데 관심을 두어야 한다.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할 때는 따끔하게 경고하고 열심히 일하는 의원이나 위원들을 칭찬하는 역할도 매스컴에서 해야 한다.

증평군 의원들이 의정비를 가장 적게 받는 것은 분명 칭찬받을 일이다. 그런데 매스컴에 소개된 내용은 그렇지 않다. ‘증평군의원 연봉 1920만원… 전국 꼴찌'가 지방지에 실린 기사의 제목이다. 왜 그래야 하는지 ‘전국 꼴찌’를 유난히 강조하는 내용의 기사만 실려 있다.

의정비를 가장 많이 받는 서울시의회 의원들이 가장 일을 많이 하거나 잘하는 것도 아니다. 회기가 끝난 후 어느 의회나 교육위원회가, 또는 어느 의원이나 위원이 얼마나 일을 잘했는지는 유권자들이 평가할 일이다. 의원이나 위원들은 유급제의 의미를 알고 정말 꼴찌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일해야 한다.

의정비의 액수와 의원들의 맡은 역할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언론만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오히려 이런 일이라면 꼴찌에게 박수를 보내야 할 것 아닌가. 지난해 말까지 16개 시ㆍ도교육청의 부채가 2조 6000억원이나 된다는 것도 교육위원들은 유념해야 한다,
변종만 상당초등학교 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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