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안이든 사람들이 주장하는 의견을 들어보면 이 세상에 똑똑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그런데 똑똑한 사람들이 사서 고생하는 경우도 많다. 어쩌면 일거리를 만들며 스스로 바보가 되는데도 그걸 모르는 경우다.
초등학생들이 학교급식 때 사용하기 위해 갖고 다니는 수저집에서 식중독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된 것도 그렇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수도권 초등학교 아이들이 가지고 다니는 수저집을 조사한 결과 가정에서 세척한 경우 세균이 절반 정도밖에 제거되지 않았다니 급식사고가 많은 공동급식의 또 다른 골칫거리다.
비닐과 천으로 만든 수저집이 ‘얼마나 비위생적이냐? 가정에서 얼마나 자주 세척하느냐?’를 따지기 이전에 왜 아이들이 수저집을 가지고 다녀야 하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수저집에 관한 문제는 이번에 소비자보호원이 지적한대로 수저 등의 급식도구를 학교에서 일괄 제공하면 간단히 해결된다. 현재 지방학교의 대부분은 그렇게 하고 있다. 그런데 왜 수도권 아이들이 각자 수저를 가지고 다니는지가 궁금하다.
수저를 가지고 다니는 이유가 단지 내 자녀에게만은 좋은 수저를 사용하게 해야 한다는 수도권 학부모들의 이기주의 때문은 아닐까? 헛똑똑이들이 교육을 망치는 꼴을 여러 번 봤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