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어제 하루를 즐겁게 보내셨습니까? 놀토인 어제는 날씨가 너무 좋았습니다.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날씨였습니다. 저는 어제 점심때쯤 7명의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과 함께 30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가까운 댐으로 갔습니다. 울산의 젖줄인 대곡댐으로 갔습니다. 가까운 곳인데도 처음 가보는 곳이었습니다. 이렇게 좋은 곳은 보지 못할 정도로 아름답고 좋았습니다.
우리를 맞이하는 듯이 하늘은 수정과 같이 티 하나 없이 맑았습니다. 사면에 둘러싸여 있는 홍녹색 단풍에다가 대곡댐에 담겨 있는 물은 맑고 진푸름을 더했습니다. 바다에서만 볼 수 있는 바다와 산과 나무가 어울리는 푸른 장면을 그대로 볼 수 있었습니다. 바다에서 볼 수 있는 푸른 장면도 볼 만하지만 대곡호의 푸른 장면도 역시 볼 만했습니다. 나름대로 특징이 있더군요. 바다의 푸른 장면은 동적이라면 대곡호의 푸른 장면은 정적이었습니다.
세상일로 마음이 복잡한 사람은 대곡호와 같은 호수를 찾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푸른 하늘, 홍푸른 나무, 푸른 물은 바로 대청댐 정자에 써 있는 글자 그대로였습니다. 물, 자연 그리고 사람이었습니다. 물이 푸릅니다. 자연인 하늘도 푸릅니다. 산도 홍푸릅니다. 그러니 사람도 푸를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을 살리는 길은 푸름에서 출발합니다. 물이 푸르기에 깨끗합니다. 물이 깨끗하기에 사람을 살립니다. 물이 푸르기에 생명을 줍니다. 물이 검으면 사람을 죽입니다. 물이 검으면 사람의 생명을 단축시킵니다. 하늘이 푸르면 햇빛을 줍니다. 하늘이 푸르면 마음을 맑게 합니다. 하늘이 푸르면 마음을 넓게 합니다. 하늘이 푸르면 마음을 가볍게 합니다. 산이 홍푸르면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산이 홍푸르면 마음이 생기가 돕니다. 산이 홍푸르면 마음에 의욕이 생깁니다.
하늘과 산과 호수의 푸름 속에 있으면 사람은 자연 푸르게 됩니다. 푸른 꿈을 가지게 됩니다. 좌절하지 않습니다. 낙심하지 않습니다. 희망을 갖게 됩니다. 미래를 꿈꾸게 됩니다. 장래를 바라봅니다. 마음이 새로워집니다. 마음에 다짐을 줍니다.
오늘도 어제 못지않게 좋은 날씨가 펼쳐집니다. 자연과 함께 즐겨보세요. 산과 함께 즐겨 보세요. 물과 함께 즐겨 보세요. 푸름과 함께 즐겨 보세요. 그리고 새 꿈을 가져 보세요. 새 비전을 가져 보세요. 새 희망을 가져 보세요. 피곤에 지친 몸을 새롭게 해 보세요.
대곡댐 주변에 ‘◯◯원’ 사회복지재단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 곳에 속한 지체장애자들 중에 그래도 움직일 수 있고 활동할 수 있는 수십 명의 분들이 ‘물은 생명이다’라는 피켓을 들고 자연보호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산속이라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고 거기를 찾는 차도 드뭅니다. 그런데 우리 일행이 지나가니 이렇게 남이 보든 보지 않든,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자연보호운동에 앞장서고 있음을 보고 짜릿한 감동을 느끼게 됩니다.
물이 귀중함을 알고 그것을 깨우쳐 주려고 몇 사람 지나가지 않는 곳이지만 대곡댐이 오염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곳에 놀러오는 사람에게 가르쳐 주기 위해 피켓을 들고 있었습니다. 이분들의 앞서가는 노력, 보이지 않는 숨은 노력이 있기에 울산시민이 안심 놓고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정말 고마운 분들입니다.
시내에 살고 있는 우리를 부끄럽게 했습니다. 물에 대한 관심이 없는 우리를 가르쳐 주고 있었습니다. 깨끗한 물을 먹기만 좋아하지 깨끗한 물을 지킬 줄 모르는 우리를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깨끗한 물을 지키도록 학교에서 관심도 가지지 않고 가르치지도 않는 저들을 꾸짖는 듯했습니다.
물이 생명입니다. 물이 곧 자연이고 물이 곧 사람입니다. 물이 깨끗해야 자연도 깨끗해지고 사람도 깨끗해집니다. 물이 깨끗해야 사람과 자연의 생명을 지켜줍니다. 물이 깨끗해야 자연도 화답합니다. 사람도 화답합니다. 물이 깨끗해야 자연도 노래하고 사람도 노래합니다. 물이 푸르면 자연도 푸르고 사람도 푸릅니다.
학생들에게 물에 대한 고마움, 물에 대한 관심, 물의 중요성, 깨끗한 물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지체장애자들처럼 앞서 물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을 갖도록 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