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단계에 있는 교육부의 교육과정 개편안에 대해 말들이 많다. 일선 학교에서 지리 전공인 필자도 국사, 세계사, 도덕, 정치, 경제, 사회문화 등을 지도해본 적이 있는데 항상 학생들에게 미안한 감이 들때가 많았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체제에서는 자기 과목 전공자도 끙끙대는 문제가 1-2문제 있기도 하는데 다른 과목을 가르친다는 게 얼마나 힘들겠는가. 교육부에서는 지리 전공자가 국사, 한국근현대사, 세계사, 정치, 경제, 사회문화, 법과사회 등을 가르치는데는 상치교사로 여기지 않고 있다.
요즘 일본의 독도문제와 중국의 동북공정 문제 때문에 역사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어 역사의 수업시수가 늘어날 예정이다. 일본은 한국 등 다른 나라를 침략하기 위해 그 나라의 지리와 역사에 대해 엄청난 연구를 하고 침략을 자행하였다. 역사와 지리는 불가분의 관계로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아닌가. 먼저 독도나 동북공정을 볼려면 지도책부터 펼치지 않는가. 중학교때부터 지리, 역사, 일반사회를 분리하여 교사들이 떳떳하게 가르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과거 일반계 고등학교 3학년 국사를 월요일 첫째 수업시간부터 가르치는데 몇 시간 공부해도 국사 문제를 풀때 등에서 땀이 나던 시절, 또 고등학교 3학년 경제과목 문제를 풀면서 땀이 나고 헤매이던 시절이 생각난다. 자기 전공의 자기 과목을 자신감 있게 가르칠 수 있도록 중·고교에 있어 지리, 역사, 일반사회로 분과하여야 할 것이다. 통합은 학생들이 여러 과목을 자세히 습득하여 학생 자신들이 통합하면 될 것이다. 예를 들면 중학교 1학년은 지리, 중학교 2학년은 세계사, 중학교 3학년은 일반사회, 고등학교 1학년의 지리과목, 고등학교 1학년의 일반사회 교과목과 교과서를 따로 만들어 역사나 국사시간처럼 운영해야 할 것이다.
특히 중학교의 국사시간을 지리 전공자나 일반사회 전공자, 또 중학교 사회시간 중 지리부분 시간에 역사 전공자나 일반사회전공자가, 중학교 사회시간 중 일반사회 부분 시간에 지리나 역사 전공자가 얼마나 알차고 정열을 가지고 가르칠 수 있겠는가. 해당 과목은 해당과목 전공자가 자세하고 깊이 있고 정감있게, 자신감 있게, 많은 자료를 제시하면서 재미있는 수업으로 이끌어야지 다른 과목 전공자가 가르칠 때는 많은 욕심을 가지고 체계없이 백과사전식으로 나열하거나 많은 것을 주입시킬려고 할때 쉽게 흥미를 잃거나 사회과목은 암기과목, 외우는 과목, 체계적이지 못할 때 너무 복잡한 과목, 산만한 과목 등으로 인식할 수도 있다 사회과목도 역시 사회과학의 한 분야이기 때문에 계랑적이며, 정량적으로 통계 및 수치, 과거 판례, 사진 자료, 현장 답사, 설문조사, 실내조사, 야외조사 등을 체계적인 시스템아래서 작동되어야 어떤 사회과목의 진면목을 공부할 수 있지 않겠는가.
필자는 중고교를 다닐때 상치과목의 폐해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절실하게 느꼈다. 중학교때에는 농과대학 나온 분이 부전공으로 수학을 가르치다 문제풀이가 막히는 것을 보았고, 정치학과 나온 분이 부전공으로 영어를, 법과대학 나온 분이 부전공으로 국어를, 공과대학 나온 분이 수학을, 경영대학 나온 분이 지리를 열심히 열과 성의를 다해 가르쳤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선생님들은 칠판에 열심히 쓰시면서 수업을 이끌었으나 미안하지만 핵심과 맥을 제대로 짚지 못하고 비체계적이며 약간 산만한 수업이 아니었나 사료된다. 물론 극히 일부 선생님은 부전공 일지라도 전공보다도 더 수업을 잘하신 분도 계셨다.
지금 생각해보면 전공 교과가 아니어서 수학문제를 풀다 몇 번 헤매이고, 국어 문제를 풀다 학생들과 토론만 하다 1시간의 수업이 끝나 버렸던 선생님, 영어 작문과 문법을 설명하시다 애를 먹었던 선생님이 생각나는데 상치과목을 가르치다 내가 겪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가 아닌가 사료된다. 제자들 앞에서 더 떳떳하게 설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여야 할 것이다. 전공과목을 벅찰 때가 종종 있는게 나만의 현실은 아닐 것이다.
소규모 학교가 많은 전남에서 살아 남기 위하고 상치교사를 줄이기 위해 부전공을 각 시도 교육청에서 권장하고 개설하기도 하여 저도 사비로 교육학 부전공과 전문상담 과목의 자격증 획득하여 하였으나 막상 부전공 과목을 지도한다면 어려움이 앞설 것이다.
중고등학교의 사회 과목을 자기 전공의 교과 자격증 소지자가 자기 전공 과목을 가르쳐야 되지 않겠는가. 지리 교과목을 역사와 일반사회 자격증 소지자가, 역사과목을 지리와 일반사회 자격증 소지자가, 일반사회 과목을 지리와 역사 자격증 소지자가 가르치게 해서는 되겠는가. 왜 역사 과목만 과목 독립을 하고 지리와 일반사회 과목을 통합 교과 체제로 가려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외과 의사에게 안과 수술을 의뢰하고, 치과 의사에게 뇌수술을 의뢰하는 격이 아닐런지.
김종해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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