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광종(973년) 때 창건된 청평사(춘천시 북산면 청평1리)는 소양호 주변에 우뚝 솟아 있는 오봉산 기슭에 있어 댐이 생긴 후 더 유명해진 사찰이다.
승용차를 이용해 오음리를 거쳐 배후령을 넘으면 오봉산의 절경이 한눈에 들어오지만 청평사는 배로 10여 분 걸리는 섬 속의 절이다. 그래서 데이트를 즐기려는 젊은 연인들은 당연히 소양호 선착장으로 가야 한다. 1시간 간격으로 출항하는 배를 이용하면 각종 교통편을 갈아타는 재미까지 누릴 수 있다.
지난 13일 찾아간 청평사 초입부터 자연 그대로 눈이 쌓여 있는 계곡이 맞이한다. 매표소 바로 전에 '공주와 상사뱀 전설비'가 있다. 중국 당나라에 공주를 사모하다 죽임을 당한 젊은이가 뱀으로 환생해 공주의 몸을 휘감고 떨어지질 않아 불공을 드리러 다녔는데, 이곳 청평사에 오자 벼락을 맞아 죽어 몸에서 떨어졌다. 이때 세운 석탑이 구성폭포 위에 있는 삼층석탑(강원도 문화재자료 8호)이다.
매표소를 지나면서 만나는 큰 바위가 거북바위다. 전체적인 모습에서는 거북이의 모습을 발견할 수 없지만 아랫부분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거북이 모습이 떠오른다. 혹 거북이 모양이 아니면 어떤가?
계곡을 따라 오르다 보면 7m 높이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물이 아홉 가지 소리를 낸다는 구성폭포가 있다. 겨울이지만 계곡과 어우러진 주변의 풍경이 무척 아름답다. 폭포 바로 곁에서 자연의 풍치를 마음껏 누리는 것도 좋다.
폭포를 지나면 오봉산의 옛 이름인 경운산이 물 위에 그림자처럼 떠오른다고 해서 이름 붙였다는 청평사 영지를 만난다. 계곡물을 끌어들여 오봉산을 비치게 하였다는 이 못은 청평사에서 은거하던 이자현이 만든 정원으로 사다리꼴 모양의 못 안에 3개의 큰 돌을 배치해 입체적인 변화감을 준다.
청평사는 사철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지만, 겨울철은 눈이 쌓여 있는 계곡과 맑은 물, 조용한 산사가 어우러져 찾는 이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입구에 있는 은행나무는 수령이 250년이 넘었다.
청평사의 입구인 회전문은 보물 제164호로 앞면 3칸, 옆면 1칸의 건물로 앞면의 가운데 1칸이 넓게 드나드는 통로다.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사람 인(人)자 모양을 하고 있다. 회전문 뒤로 보이는 오봉산의 풍경도 아름답다.
이외에도 현재 청평사에는 대웅전, 경운루, 관음전, 범종루 등 여러 부속건물이 있다.
[Tip 자료]
* 유람선 이용 : 왕복도선료 4000원, 관광지 입장료 1000원, 문화재관람료 1300원, 주차료 4000원
* 자가용 이용 : 관광지 입장료 1000원, 문화재관람료 1300원, 주차료 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