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번 국도를 타고 가다 문수암 팻말을 보고 구불구불 산길을 오르다보면 갈림길에 문수암과 보현사 약사전을 알리는 안내판이 막아선다. 그곳에서 문수암은 오른쪽에, 보현사 약사전은 왼쪽에 있다. 높은 곳에서 서로 바라보고 있는 문수암과 보현사 약사전은 바로 옆까지 차량 진입이 가능하다.
문수암은 고성군 상리면 무선리 무이산에 있는데 조계종 쌍계사의 말사로 신라 때 의상조사가 창건한 암자다. 창건 이후 고승들을 많이 배출하였고 삼국시대부터 명승지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백담사에 가기 전 이곳을 먼저 알아봤으나 거부당했다는 게 이야깃거리가 되기도 했었다.
무선리에서 유숙하던 의상조사의 꿈에 노승이 나타나 '내일 아침에 걸인을 따라 무이산을 가보라'고 예언해 걸인을 따라 가보니 눈앞에 수많은 섬들이 떠있고, 다섯 개의 바위가 오대(五臺)를 형성하고 있어 문수단을 모아서 문수암을 세웠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작은 주차장에서 문수암을 바라보면 뒤편에 있는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암자를 감싸고, 문수암 옆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한려해상국립공원의 크고 작은 섬들이 바다 위에 떠있다.
특히 한눈에 바라보이는 보현사 약사전의 풍경이 일품이고, 주변의 풍경들도 등산객과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 만큼 아름답다. 좁은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바다를 내려다보며 홀로 있는 독성각이 나타난다.
다시 오던 길로 발길을 돌리면 가까운 거리에 보현사 약사전이 있다. 인근에 있는 수태산에 자리 잡은 보현사에서 5년여 전에 세운 약사전은 동양 최대의 금불상을 자랑한다. 약사전은 팔각형 구조의 건물 위에 커다란 금불상을 모셔 놓았다.
2층 마당에 불상이 있고, 3층 난간으로 올라가면 불상 뒤로 다도해를 오가는 배들이 푸른 물결과 어우러져 남해를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는 명소다. 이곳에서 한눈에 바라보이는 문수암의 풍경도 아름답다.
약사전에서 바라보이는 보현사는 약사전 주차장에서 옆으로 난 샛길을 따라 내려가면 바로 아래에 있다. 말이 사찰이지 한참을 있어도 스님을 만날 수 없을 만큼 조용하고, 벤치가 놓여 있는 쉼터가 있어 별장 같은 느낌을 준다. 건물 뒤로 부조로 된 불상이 모셔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