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니아는 남아메리카의 아마존강, 오리노코강, 파라니강 등에 있는 물고기다. 아래턱이 매우 발달하였으며 삼각형의 예리한 이빨을 가지고 있다. 육식성으로 성질이 사나워서 다른 물고기에게 치명적인 위험을 주기도 하고, 하천을 건너는 소나 양 등을 습격하여 뼈와 가죽만 남기고 먹어치우는 무서운 물고기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피라니아에 대하여 막연히 두려워하고 무서워하고 있다고 한다.
<마시멜로 이야기>로 잘 알려진 호아킴 데 포사다는 사람이 살면서 갖게 되는 막연한 두려움이나 무서움을 ‘피라니아’로 파악하였다. 그의 책 <피라니아 이야기>는 우리들이 가질 수 있는 피라니아를 일곱 가지로 제시하고 이의 극복 방안을 조언하고 있다.
그렇다. 피라니아는 누구에게나, 어디에나 있다. 문제는 이런 피라니아를 어떤 식으로 극복하느냐가 중요하다. 우리 교육 현장에도 이와 같은 피라니아가 있어 수준 높은 교육을 실천하는 데에 방해가 되고 있다. 호아킴 데 포사다가 지적한 피라니아를 우리들 자신 속에서 찾아보고, 자신을 통찰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첫째, 고정관념의 문제이다. 어느 때부터인지 우리들은 자신만의 확고한 의식이나 관념을 기초로 하여 모든 것을 판단하고 평가하는 데 익숙해져 있다.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경험을 받아들이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 자신만의 독특한 거울로 세상을 비춰보고 자기 마음대로 해석한다. 아이들은 급속한 사회적 변화에 부응하여 변화하고 있는데 어른들은 안이하게 세상을 이해하려 한다. 틀에 박힌 교육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눈높이를 낮추어 아이들의 시각으로 세상을 볼 줄 아는 여유를 회복해야 한다. 고정관념의 틀 속에 사로잡혀 있어서는 우리 아이들을 제대로 키워낼 수 없다.
둘째, 모험심 부족의 문제이다. 세상을 바꾸는 힘은 위험을 감수하면서 행하는 모험정신에 담겨 있다. 우리는 매순간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하지만, 대부분 위험을 무릅쓰고 새로운 길을 찾기보다는 검증되었거나 익숙한 길로 접어들고 만다. 새로운 선택이 없는 한 어떤 변화도 일어날 수 없다. 최근 혁신 운동이 강조되고 있는데 바로 이것이 새로운 선택을 위한 모험이다. 우리는 학교 현장에서 반듯한 길로 잘 나아가는 아이들보다는 엉뚱한 길로 나아가는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많은 아이들이 엉뚱한 생각으로 상상력을 키워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셋째, 목표의식의 결여이다. 우리에게 목표가 없다면 세상살이는 너무나 단조로울 것이다. 목표 또는 목표의식은 삶에 대한 강열한 애정이다. 항해하는 선장에게 방향성을 제시하는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목표이다. 따라서 우리 교육은 목표를 설정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하여야 한다. 학교에서는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목표를 세우도록 해야 한다. 세계적인 CEO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어려서부터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넷째, 부정적 감수성의 문제이다. 부정적 감수성은 매사에 불쾌하고 혼란스러운 감정으로 반응하고, 합리적인 과정이나 절차에 맹목적으로 저항하게 한다. 매사를 부정적으로 대하면 모든 것을 불신하게 된다. 그러나 긍정적인 사람들은 매사를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주변의 일로 영향을 받지 않고 활기차게 살아간다. 따라서 우리는 학생들이 가질 수 있는 ‘부정적 감수성’에 대하여 우려하여야 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적극적 대안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다섯째, 질문과 요구의 부족이다. 아이들이 질문을 많이 하고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요구하는 수업은 살아 있는 수업이고 생동감이 넘치는 수업이다. 그러나 아이들이 침묵하고 있으면 그 수업은 죽은 수업으로 아무런 효과도 없다. 따라서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욕망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도록 허용적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하고, 아울러 그들의 질문과 요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자신의 욕망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도록 격려해야 한다.
여섯째, 열정의 부족이다. 열정을 갖게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우리민족은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일궈낸 열정적인 민족이다. 객관적인 전력은 약했지만 투지와 열정으로 일궈낸 값진 결과이기에 우리들은 너무도 열광하였다. 학교에서 선생님이 해야 할 일은 우리 아이들이 지금 하고 있는 일에 강한 의욕을 갖게 하는 것이다.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매사에 적극적으로 살아가도록 자극하고 지원해야 한다.
일곱째, 실행력의 부족이다. 아이들은 곧잘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낸다. 그러나 대부분은 사장되고 만다. “아이디어는 동전 몇 개 같지만,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사람에게는 무한한 가치를 안겨준다.”라는 말처럼 실행에 옮길 때 비로소 진정한 가치가 드러나는 것이다. 실수할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무엇이든 해 보이는 실행력이 중요하다. 우리는 우리가 행한 모든 교육적 행위가 실제 행동으로 거듭나도록 지도하여야 한다.
여기에 제시된 일곱 가지 피라니아는 교육을 통하여 적극적으로 버려야 할 것들이다. 치명적 위험으로부터 우리 아이들을 구해내야 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꿈과 용기를 주는 일이며, 상상력을 키워주고 비전을 주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