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동창회 열린 날

2007.03.26 08:32:00

오늘은 우리학교 총동창회로 모이는 날입니다. 교장이 축사를 해주면 좋겠다고 해서 학교에 갔습니다. 모교를 방문하시는 분들을 위해 교문에 ‘모교 방문을 환영합니다. 농소중학교 교직원 일동’이라는 현수막을 걸어놓았습니다. 이렇게 좋은 날씨는 금년 들어 처음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따뜻하고 화창한 날씨 가운데 동창회를 하게 되어 교장으로서도 기뻤습니다.

이웃학교 교장선생님께서 총동창회 회장이셨습니다. 교장실에서 차 한 잔을 나누면서 이것 저것 대화를 나눴습니다. 특히 교육계에 몸을 담고 계시는 훌륭하신 분들이 많이 계셨습니다. 울산광역시교육청 시설과장님도, 계장님도, 중등교육과 장학관님도 우리학교 출신이셨습니다. 함께 차를 나누면서 좋은 기회다 싶어 많은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바닥도 오래되어 소리가 나고, 냉난방기 설치도 되어 있지 않고, 담도 위험하고, 호계천의 복개공사도 되어야 하고, 교문도 새로 해야 하고, 강당바닥도 교체해야 하고...많은 것들을 한꺼번에 쏟아놓았습니다. 저로서는 절호의 기회다 싶어 많은 것을 요구했습니다.

총동창회 모임을 우리학교 강당에서 했는데 동창회 총회를 이렇게 거창하게 하는 것은 오랜 만에 보는 일이었습니다. 강단에는 우리학교 동창이 아니신데도 울산지역구 출신이 윤두환 국회의원님과 정갑윤 국회의원님과 많은 시의회, 군의회 의원님이 올라와 계셨습니다. 총동창회를 주선하는 기수의 은사님도 두 분 와 계셨습니다. 그리고 원로 선배님들과 정치계, 국방계에 종사하시는 유능하신 분들도 와 계셨습니다.

저를 모교 교장이라고 한 가운데 앉게 해 주셨습니다. 양 옆에는 동창회 회장님과 국회의원 두 분께서 자리를 하셨습니다. 이런 영광된 자리는 평생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동문들은 약 500명이 참석하셨습니다. 저의 축사시간이 되었습니다. 저는 성실하고 유능하신 많은 분들 앞에서 이렇게 축사했습니다.

“오늘이 새해 들어 가장 날씨가 좋습니다. 어제만 해도 구름이 끼이고 비가 와서 걱정이 되었는데 오늘 아침은 너무 깨끗했습니다. 자연도 농소중학교의 동창회 모임을 축하해 주었습니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수정같이 고운 하늘이었습니다.

길다랗게 늘어선 동대산은 환한 웃음을 머금으며 이 학교 동문들을 축하해 주었습니다. 저 높이 떠 있는 태양은 동문을 찬란하게 비추어 주고 있었습니다. 바람도 없습니다. 꽃도 동문들을 환영해 주었습니다. 개나리도 노란 웃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목련꽃도 하얀 웃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우리학교 동문이 아니신데도 울산 발전을 위해 애쓰시는 윤두환 국회의원님과 정갑윤 국회의원님과 여러 의원님들의 축복 속에 오늘 여기에 모이신 평소에 존경하는 김승덕 총동창회 회장님과 강석구 북구청장님, 이방우 시의원님, 류재건 북구의회 의장님을 위시하여 각계각층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시는 동문 여러분!

반갑습니다. 저는 55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농소중학교에 교장으로 부임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농소중학교가 1953년에 개교한 것을 보고 더욱 기뻤습니다. 저가 태어난 해가 1953년이기 때문에 저와 농소중학교가 평생을 같이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정말 좋은 학교에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분들께서 도시이면서도 농촌의 아름다운 모습을 그대로 지닌 농소중학교에 꿈 많은 중학시절을 보냈다는 것은 큰 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울산에서도 우리 학교만큼 55년의 역사와 전통을 지닌 학교가 드뭅니다. 특히 70대의 믿음직스러운 대선배님을 모시고 있다는 것과 무려 12,435명의 동문 가족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커다란 자랑거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만 이천 명이 넘는 수많은 동문들이 각계각층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 농소중학교의 자랑이자 기쁨입니다. 동문들의 이름 하나하나가 영원히 남고 동문들의 명성이 해처럼 지속될 것이며 찬란하게 빛날 것입니다. 계속해서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여 호계를 위해, 북구를 위해, 울산을 위해, 아니 대한민국을 위해, 더 나아가 세계를 위해 유익되고 도움이 되는 인물이 다 되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선생님께서는 후배들에게 사랑을 베풀어 주시고 후배들은 선배님들에게 한없는 존경을 보내는 아름다운 동문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끈끈한 정으로 같은 동문으로서의 정을 돈독히 해 나가 동문으로서 따뜻한 나눔과 베풂이 곳곳에 퍼져나가기를 희망해 봅니다. 그리하여 우리 동문들의 장래가 돋는 햇볕 같아서 점점 빛나서 원만한 광명에 이르기를 바랍니다.

오늘 하루 즐거운 시간 되시기를 바라며 끝으로 언제나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이 더욱 번창하시기를 빌면서 이만 인사에 갈음합니다. 감사합니다.”

식이 다 끝난 후 우리학교 출신인 북구청장님과 새로 선출되신 박기수 총동창회 회장님과 김승덕 현 총동창회 회장님과 원로 동문 한 분과 함께 차를 나누며 모교의 발전에 큰 관심과 협조를 당부드렸습니다. 새로 선출되신 박기수 총동창회 회장님께서는 우리학교의 발전에 큰 관심을 갖고 협조할 것을 약속하셨습니다.

오늘도 동창회에서 장학금을 전해주셨고, 학교교가를 녹음해 주셨으며, 우리학교 출신 유명한 서예작가께서 좋은 글을 선사해 주셨습니다. 농소중학교는 북구의 자랑이자 울산의 자랑이었습니다. 이런 학교에 저가 초임 교장으로 부임했다는 것은 영광 중의 영광이 아닐 수 없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돌아오니 북부순환도로의 개나리는 더욱 환하게 웃어주었습니다. 잊지 못할 하루입니다. 감사합니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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