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스승의 날이 온다

2007.04.17 09:02:00

또 스승의 날이 입방아에 오르는 것을 보면 5월이 오는 것을 알 수 있다. 언제부터인가 교사들은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이 오는 것은 흐드러지게 피는 장미를 보면서 느끼는 것이 아니고 교사들을 향한 손가락질과 매스컴의 의도적인 흠집 내기를 보면서 알게 되는 세상이 되었다.

아무리 손가락질 받는 스승이라도 자신의 제자가 좋은 사람이 되기를 바라고 열정을 쏟는 것은 교사들에게 손가락질 하는 그들이 절대로 따라올 수 없는 것인데 함부로 스승의 위치를 욕되게 만들어 스승경시의 풍조를 불러들이고 나아가 교육현장을 황폐화하는데 앞장서는 사람들이 득세하면서 생겨난 현상이다.

학년 초인 5월의 감사는 잘 봐달라는 의미고 학년 말인 2월의 감사는 고맙다는 의미가 될 것이라는 해석을 붙이면서 스승의 날을 옮겨야 한다고 소리를 높이는 사람 중에 2월에 학년을 마치면서 진정 감사한 마음으로 선생을 찾아 볼 사람이 정말 몇 명이나 될 것이라고 그렇게 말할까?

스승의 날에 정말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선생을 찾는 사람은 스승의 날이 5월에 있으나 2월에 있으나 찾아보기는 마찬가지 일 것이다. 혹자는 ‘너희들이 감사 받을 짓을 해야 말이지.’할 것이지만 신뢰와 존경을 잃은 스승이 무엇을 제자에게 줄 수 있을 것이며 그 손해는 고스란히 아이들 차지가 되고 만다는 것을 알 것인데 그들은 무슨 목적을 가지고 그렇게 기를 쓰며 손가락질을 하는 것일까?

초등학교 6학년 음악책에 보면 ‘스승의 은혜’라는 노래가 있다. 요즘의 초등학교 6학년이면 자기 주위의 영향력이 있는 사람의 뜻이 많이 가미되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말귀를 알아듣고 사리판단을 한다. 교과서에 있는 노래이니 가르치기는 해야 하는데 이런 아이들에게 이 노래를 가르치는 것마저 교사들에게는 부담스럽다. 한 십 여 년 전까지 만해도 그렇지는 않았는데 해가 더할 때마다 조금씩 그 감정이 짙어져 ‘스승의 은혜’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답답해지곤 한다.

스승이라는 말의 가치가 길거리에 흩어진 휴지조각처럼 된 첫째 원인은 스승 된 자의 처신이 바르지 못한 탓일 터이니 그 책임 또한 스승이라 칭하는 사람들에게 있을 것이지만 자신들의 업적을 보이고 싶어 스승을 의도적으로 비하한 사람들과 그에 부화뇌동한 사람들도 그 책임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

모든 원인 제공자인 스승 된 자가 스스로 각고의 노력으로 아이들과 학부모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되찾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은 말할 것도 없지만 그와 더불어 지역유지나 뜻있는 학부모들이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 우러러 볼수록 높아만...’하고 시작되는 이 노래를 교과서에서 빼내어 5월의 화창한 어느 하루를 택해 아이들에게 직접 가르치면서 스승에 대한 신뢰와 존경을 함께 가르칠 수만 있다면 5월에 있는 스승의 날이 부담스러우니 2월로 옮겨야 한다는 식의 주장보다 오히려 스승답지 못한 스승에게 독려의 채찍이 되어 우리 교육이나 아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문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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