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날씨가 참 좋습니다. 다가오는 산들도 어머니 품과 같이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어머니 품과 같이 포근합니다. 어머니 품과 같이 온화합니다. 어머니 품과 같이 다정합니다. 어머니 품과 같이 평화스럽습니다. 어머니 품과 같이 인정스럽습니다. 어머니 품과 같이 사랑스럽습니다. 어머니 품과 같이 아름답습니다.
오늘은 어버이날입니다. 지금도 저에게는 어머니가 계십니다. 88세의 노모입니다. 한때는 치매로 고생을 하기도 했습니다만 지금은 건강하게 잘 계십니다. 젊었을 때처럼 말씀을 많이 하시지는 않지만 보기만 해도 좋습니다. 목소리만 들어도 좋습니다. 아직도 자식을 걱정하는 마음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아마 세상을 떠나실 때까지 자식에 대한 사랑은 변함이 없으리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머니께서는 10대에 시집을 와서 맏며느리로서의 역할을 잘 감당하셨습니다. 평생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모셨습니다. 중풍으로 고생하신 홀로 계신 숙모님을 돌아가실 때까지 저의 집에서 수발을 하셨습니다. 아주 검소하셨습니다. 물을 아끼고 불을 끄고 하는 것은 너무 지나칠 정도였습니다. 그렇지만 이웃을 돌보고 친척들을 돌보는 일에는 아끼지 않았습니다. 말씀보다 행동으로 많은 것을 가르쳐주신 어머님은 우리 자식들의 스승입니다.
어머님 곁에서 어른 모시는 것 보고 배운 형님과 형수님은 그대로 본을 받았습니다. 그대로 실천하셨습니다. 평생을 선친과 어머님을 한 집에서 모셨습니다. 형수님께서도 학교 선생님이신데도 어머님을 모셨습니다. 어머니께서 할아버지, 할머니를 모신 그대로 모시고 있습니다. 5남 1녀의 자녀 가운데 큰형님과 큰형수님께서 이렇게 평생을 본을 보여 주시니 정말 존경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지금 살아계신 어머니께 하는 일이라고는 매주 한 번 정도 안부전화를 하는 게 고작입니다. 명절이나 모임이 있을 때 찾아뵙는 게 전부입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그래도 마산에서 큰집 가까이 살 때는 수시로 가서 얼굴을 뵐 수 있었지만 울산에 오고 나서는 그렇게 하지 못해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저는 어버이날이 되면 어머님은 말할 것도 없고 평생을 한 집에서 모시고 사는 큰형님과 큰형수님께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따로 살고 싶을 때도 있을 것이고 자기들만의 오붓한 시간을 가질 때도 많았을 것이고 어디 외국에 한 번 다녀오고 싶어도, 모임에 가고 싶어도 어머니 때문에 가지 못할 때가 어디 한두 번이겠습니까?
죽어도 큰 자식을 떠나고 싶지 않으시는 어머님이라 어떤 때는 미운 마음도 생기고 어떤 때는 화가 날 때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도 내색을 하지 않으시고 끝까지 아무런 불평 하나 없이 잘 모시는 형님, 형수님께 어버이날의 맞아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어머니 때문에 승진도 포기해야만 했던 형님을 볼 때면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 도서벽지를 가야만 승진할 수 있는 승진제도 아래서 부모님의 뜻을 거역하고 도서벽지를 가지 못하는 형님을 보면서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이 들 때가 많습니다. 능력이 저보다 몇 배나 뛰어나신 분이신데. 젊었을 때 학습자료를 개발하여 푸른 기장증을 두 번이나 받았었는데 현장논문을 제출하여 중앙 입선한 적도 있는데. 정말 안타까울 뿐입니다.
저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도 형님의 자식들이 잘되는 것 보고 마음에 위로를 얻었으면 합니다. 아들이 부부 의사이고 딸이 부부 교사이니 그것만 해도 감사할 것 아닙니까? 이 자녀들이 반듯하게 잘 자라는 것만 해도 얼마나 보기가 좋습니까? 부모님의 가르침을 본받아 어느 누구 못지않게 형님, 형수님을 잘 모시리란 생각도 하게 됩니다.
저는 부모님 외에 큰형님과 큰형수님을 가장 존경합니다. 평생 부모님을 잘 모셨기 때문입니다. 형제들에게도 너무 잘해 주시기 때문입니다. 한 번도 형제들에게 짜증을 내거나 불평을 하거나 원망을 하지 않았습니다. 형님과 형수님께서 너무 잘해 주시니 가정은 언제나 화목합니다. 어느 누구도 싸우는 적이 없습니다. 관계가 불편하지도 않습니다. 언제나 형제우애가 넘칩니다. 부모님 밑에서 잘 양육 받은 형님과 형수님의 덕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형님, 형수님! 더욱 건강하시고 언제나 마음에 평안이 깃드시기를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