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에 생각하는 가정교육!

2007.05.29 21:57:00

신록의 계절 ! 오월이 넘어가고 있다. 오월처럼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하는 달도 없는 것 같다. 나라의 미래요. 꿈과 희망을 품고 하늘향해 튼튼하게 자라는 어린이를 위하는 어린이날, 낳아서 길러주신 어버이를 생각하며 감사의 인사를 드리는 어버이날, 올바른 삶을 살아가도록 지식과 인성의 가르침을 주신 스승님을 생각하는 스승의 날, 만20세가 되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다는 의식을 치러주는 성년의 날, 둘이 하나가 되어 일심동체로 살아가는 부부의 날 이 모두가 계절의 여왕이라고 부르는 오월에 있어 가족과 가정의 소중함을 다시한번 느끼게 해주는 달이다.

가을운동회라고 불리던 초등학교 운동회도 가정의 달인 오월에 하는 학교가 늘어만 가고 있다. 오랜만에 부모 곁을 떠나 2박3일의 수학여행을 다녀오는 어린이들의 부푼가슴은 풍선처럼 하늘로 날아가려한다. 오월은 다양한 지역 축제도 많이 열려서 가족끼리 함께하는 즐거운 시간을 많이 갖는다. 선남선녀가 만나 백년가약을 맺는 결혼식도 많은 계절이다. 영산홍 꽃길을 지나 연초록의 신록이 우거진 숲길을 걸으면 가슴속으로 호흡되는 맑고 신선한 공기가 삶의 축복을 느끼게 하는 너무 아름다운 계절이다.

나의 어린시절엔 지금보다 훨씬 가난하였고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도 너무나 조용히 지나갔던 것 같다. 먹고 살기에 바빠서 인지 언론에서 떠들어대지 않아서인지 선물이 오고가지 않았어도 순수한 뜻으로 무슨무슨 날을 보냈던 것 같다. 농경사회였던 그 시절엔 많은 가족이 한방에서 옹기종기 모여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TV도 없었던 시절 온가족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새로운 소식이었고 가족간의 대화는 지금보다 더 많았다. 한이불 속에서 살을 맞대고 잠을 자야 했고 넓은 상앞에 둘러 앉아 함께 음식을 먹으며 밥상머리 교육을 하였던 지난날이 요즘보다 가족애가 더욱 돈독했던 것 같다.

아이들 방이 따로 있고 자기방 컴퓨터 앞에 앉으면 부모와 대화할 시간도 없는 요즘아이들이 더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 마을의 부잣집 넓은 마당에는 동네아이들이 모여서 놀이를 하느라 저녁먹는 시간도 잊고 땀이 범벅이 되어 놀다가 어머니의 손목에 이끌려 들어가는 아이들이 더 행복했던 시절이었다는 생각을 해본다. 컴퓨터 게임이 없던 시절이라 친구를 사귀고 놀이를 통해 남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스스로 배웠던 그 시절은 별도의 인성교육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학교에서 교육을 하다보면 가정교육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느낄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어려서 배우는 인성의 바탕인 생활습관이나 언어와 행동은 평생을 간다. 그래서 “세살 버릇 여든간다”는 말이 있는 것이다. 가정교육이 잘된 어린이들은 학교에서 교육하기가 힘이 들지 않지만 가정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고 학교에 들어온 아이들을 교육하기는 너무 힘든 것이다. 핵가족화 되고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면서 어린이들은 학원으로 보내고 집에 오면 컴퓨터와 친구가 되어 가상공간에서 게임을 즐기며 가족과 대화를 하거나 정을 나누는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 이러다가는 가정교육이 실종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어린이날 비싼 선물과 외식을 시켜준다고 부모의 도리를 다하였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가정교육은 편리한 물질문명이 인간의 거리를 벌려놓는 것 같다. 그렇다고 농경사회였던 과거로 돌아 갈 수 도 없는 알이고 모두가 바빠진 생활속에서 가족끼리 마음과 마음의 정을 느낄 수 있는 대화의 기회를 늘려야 겠다. 이메일도 좋고 문자 메시지, 전화를 통해서도 더 많은 대화를 주고 받아야 한다. 각종 모임으로 외식을 하는 기회를 줄여서 가정에서 가족끼리 식사를 함께하는 문화를 더 소중하게 만들어 가야 가정교육이 되살아날 것이며 그래야만 아이들이 커서 가족의 소중함과 행복감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찬재 (전)충주 달천초등학교 교장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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