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성 눈병' 또 유행인가

2007.09.03 08:45:00

학교에서는 매년 유행성눈병으로 인해 두 차례정도 홍역을 치른다. 봄철에 한바탕 난리가 나고나면 조금 잠잠했다가 여름방학을 마치고 개학이 되면 또 한번 홍역을 치른다. 매년 계속되는 연례행사가 된지 오래다. 교직생활하면서 눈병없이 그대로 지나간 해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때로는 교사들도 눈병에 시달리기도 한다. 학생으로 인해 전염이 되었는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여러가지 정황으로 볼때 학생들을 통해 감염되었을 개연성은 충분하다.

요즈음은 아침조회와 종례시간마다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것이 눈병이야기다. 다른반에 누가 눈병에 걸려서 오늘 중간에 병원으로 갔다는 이야기는 흔히 접하는 이야기가 되었다. '그러니까 우리반도 눈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항상 손을 잘 씻고 눈을 만지지 말아야 한다. 손을 씻는 것만으로도 절반이상은 예방이 가능하다. 꼭 손씻는 것 잊지말아라. 절대 눈을 만지지 말아야 한다.' 매일같이 하는 이야기다.

말은 이렇게 해놓았지만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학생들에게 눈병이 돌면 일단 격리를 해야 한다. 눈병이 법정전염병은 아니지만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에 해당학생들을 격리시키는 방법이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학생들 격리방법으로 가정학습을 권유했더니, 갑자기 눈병환자가 더 늘었다. 그 이유는 학생들이 고의적으로 눈병에 감염되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학교에 오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학생들을 눈병감염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궁여지책으로 가정학습이 없다고 선언하고, 눈병에 걸린 학생들을 교무실 밖의 공간(우리학교에는 교무실을 나가면 학생들이 쉴수 있는 공간이 있다.)에 학생들을 격리시켰다. 학생들 관리는 교감선생님이 맡아서 했다.

그래도 눈병환자가 급격히 감소한 것은 아니지만 환자의 증가세는 둔해졌다. 그렇게 지난가을에 눈병과의 전쟁이 끝났다. 학교에 눈병이 늘어나게 되면 가장 바쁜 사람은 보건교사다. 매일같이 보건교육자료를 배포하고 눈병환자의 진위 여부를 가리게 된다. 보건교사의 의견없이는 가정학습이 어렵다. 보건교사가 판단하여 병원에 가도록 하고 있다. 물론 가장 확실한 감염증거는 의사의 소견서이다. 보건교사가 잠시 출장이라도 가게되면 눈병환자 관리에 어려움이 많게 된다.

매일같이 실시하는 것이 보건교육이고 눈병조심이지만 때가되면 눈병은 어김없이 찾아온다. 우리학교의 경우는 아직 눈병환자가 많지 않다. 앞으로 2주 정도가 고비가 될 것이라고 보건선생님이 이야기 한다. 이렇게 눈병이 유행할때마다 보건교육의 중요성이 새삼 느껴진다. 보건교사의 바쁜 일상을 보면 그 중요성 역시 느낌이 온다. 각자가 다 맡은 부분에서 노력하는 것이 교직사회이긴 하지만 지금의 시기에는 보건교사가 가장 바쁘고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눈병의 유행을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은 없는 것인가. 매년 계속되는 눈병이지만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 정말로 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로서는 학생들에게 끊임없는 보건교육이 중요할 것이다. 또한 눈병이 유행하기 이전에 한발앞선 보건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렇더라도 학생들의 실천이 없으면 예방이 어려울 것이다. 그래도 단 한명의 환자가 줄어든다면 보건교육은 꾸준히 계속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새삼스럽게 해본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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