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교감, 교장 모두 없애라

2007.09.07 22:49:00

교육공무원승진규정이 졸속으로 개정된데 이어, 이번에는 자격이 없어도 교장을 할 수 있는 무자격교장공모제의 확대시행안이 교육부에의해 입법예고되었다. 그동안 수없이 계속된 교육계의 이의제기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강행하겠다는 것이다. 뭐 때문에 시범운영은 시작했나. 시범운영한지 겨우 한달도 지나지 않은 상황이다. 많은 문제점을 제기했지만 듣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교육계에서 전무후무한 일을 교육부에서는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할려면 차라리 교장, 교감직을 폐지하는 것이 교육발전을 위해 더 좋다는 생각이다. 단위학교 교원들이 교육과정편성부터 운영까지 모두 책임지면 된다. 교장, 교감이 교육과정운영을 직접편성하지 않았다고 본다면 도리어 이러한 방안이 현재의 참여정부와 코드가 딱 맞는다는 생각이다. 괜히 아무나 교장시켜서 교사들의 수업부담만 가중시키는 것 보다는 교사들에게 모두 일임하여 학교운영을 하도록 하면 될 것이다.

이렇게 주장하면 교육부에서는 교장, 교감을 없애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주장할 것이다. 그 이유로 여러가지 주장을 펼칠 것이다. 그렇다면 시범운영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억지로 입법예고한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명할 것인가. 자신들의 주장만 옳고 다른 사람들의 주장은 옳지 않다는 것인가. 결국은 자신들이 내놓은 안은 옳고 다른 사람들이 내놓는 안은 옳지 않다고 주장하는 꼴이 될 것이다. 얼마나 모순되는 이야기인가.

이런식으로 추진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야 할 교육부에서 그것을 무시하는 것은 교육발전을 위해 결코 옳은 방향이 아니다. 최소한 시범운영이라도 끝난 다음에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할 일이다. 시범운영을 시작하기가 무섭게 바로 입법화하겠다는 의도가 무엇인가. 현재의 참여정부가 아무리 특정교원단체와 코드가 맞는다고 하더라도 이건 정말 너무하는 것 아닌가.

이렇게 초스피드로 가장 중요한 정책을 마무리 한다면 차기정부에 상당한 부담감을 안겨줄 것이다. 잘못된 정책을 만들기는 쉽지만 그것을 고치는 것은 쉽지 않다. 현 정부에서 잘못된 부분을 차기정부에서 누가 책임질 것인가. 국가적으로나 교육계 모두 크나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이번의 입법예고는 절차가 무시된 것이다. 바른 절차를 통해 다시 추진해야 한다. 시범운영의 결과를 보고, 교원들의 의견을 듣고,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다음에 추진해야 한다. 무조건 해놓고 보자는 식의 추진은 결국은 실패하는 것은 물론, 초,중등교육에 크나큰 문제를 안겨줄 것이다.

그럴바에는 차라리 교장,교감을 모조리 없애는 방안을 추진하라. 말도 안되는 상식이하의 입법예고를 빨리 철회해야 한다. 교육계의 요구를 절대로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 만일 이대로 추진된다면 끝까지 책임을 추궁할 것이다. 교육부의 현명한 판단을 촉구한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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