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남은것은 '철회(撤回)' 뿐이다

2007.09.13 08:44:00

그동안 무자격교장공모제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적극찬성이나 적극반대의 입장을 보이지 않았다. 그만큼 금년말의 대선정국에 교육계의 최대이슈인 교장공모제도 한몫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실질적인 여당격인 대통합민주신당의 김진표 정책위의장이 이원희 교총회장과의 면담에서 '자격 없는 사람을 교장으로 공모하는 것은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무자격교장공모제가 잘못 추진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분명한 발언이다.

교육계에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알 수 있듯이 교장공모제를 본격화시킨 것은 교육혁신위원회의 행보였다. 교육혁신위원회의 전문위원 중 교사출신은 대부분이 전교조 출신이나 전교조 조합원들이다. 따라서 교장공모제에 대해서는 전교조의 입장과 통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기 쉽지 않다. 이번 입법예고를 두고 전교조에서 환영입장을 밝힌 것도 결코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결국 교장공모제는 교육혁신위원회가 중추적인 역할을 했지만, 여기에는 정부여당의 지원이 무엇보다도 크게 작용했다고 본다. 이런 배경이 참여정부 말미까지 이어지면서 무자격교장공모제는 계속 탄력을 받으면서 드디어는 입법예고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번의 김진표의장의 발언으로 교장공모제는 한풀 꺾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물론 근본적으로는 철회되어야 하겠지만 김의장의 발언이 개인적인 의견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러나 일단은 여당격인 대통합민주신당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김의장의 발언인 만큼 어느정도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와 확신을 해본다. 결국 잘못된 정책이 혼란만을 가중시킨 후에 자연스럽게 철회되는 순서로 이어져야 한다.

교장공모제가 교원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개인적으로 생각이 다를 수 있겠지만 교장의 문호를 누구에게나 열어 놓는다고 해서 교장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결국은 교장임용제도의 문제라기 보다는 교장의 자질문제가 더 우선이다. 공모제를 통해 교장을 임용한다고 해서, 자질문제가 한꺼번에 개선된다고 보지 않는다. 현재의 임용제도에서도 교장의 자질검증이 어려운 것처럼 교장공모제를 도입한다고 해도 자질문제는 여전히 남아있을 것이다. 도리어 현재의 임용제도보다 더 많은 문제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학운위에서 전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교장공모제는 철회되어야 옳다. 그러나 현재의 교장임용제 역시 개정되어야 한다. 현재상태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현재상태의 교장임용제의 문제점으로 인해 교장공모제가 논의되었기 때문이다.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제도를 만들기는 어렵겠지만 그렇더라도 가장 합리적인 제도의 도입을 위한 노력은 지속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전문성을 갖춘교장, 자질을 갖춘교장, 리더십을 갖춘교장을 임용할 수 있는 방안은 반드시 실현되어야 한다. 현재의 점수위주의 임용방법은 개선되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무자격교장공모제는 하루빨리 철회되어야 한다. 교육발전을 위한 올바른 선택이 되어야 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김진표의장의 의도가 큰 힘이 되어주길 바랄 뿐이다. 교육부의 현명한 판단을 촉구한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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