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법과 규정의 테두리를 찾는 수밖에 없다?

2007.09.13 08:45:00

요즈음의 학교현실은 학생지도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에 이견이 없을 것이다. 교사들의 대화주제가 주로 학생지도에 대한 이야기이고 보면 쉽게 생각할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교사가 학생을 지도함에 있어 어디까지가 교사의 권한이고 어디까지가 학생들의 인권인지 쉽게 구분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생활지도의 정도가 조금만 지나치다 싶으면 학생은 물론 학부모의 항의가 일상이 된지 이미 오래되었다.

교사들은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의 상태로는 지도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관련입법을 추진해 달라고 주장하고 호소도 한다. 그러나 정치권의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교육부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분위기로 인해 학교에서는 더욱더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당분간은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학생과 학부모는 조금이라도 상식을 벗어난다고 판단되면 교육행정기관에 진정을 하거나 인권위원회에 바로 진정을 하기도 한다.

결국은 교사들도 학생지도를 함에있어 법과 규정에 정해진 법위내에서만 지도를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학생체벌금지에 대한 근거가 명확하지는 않지만 학생체벌과 관련하여 법정에 가면 결국은 패하는 쪽이 교사이다. 그러니 어떤일이 있어도 체벌을 하면 안되는 것이다. 만일 도를 지나쳐서 폭행으로 발전하면 해당교사는 본인의 의도와 관계없이 부적격교사로 몰리게 된다. 교직을 떠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학교에서 교사에게 반항하는 학생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이 학생들에게 과잉지도를 하면 주변분위기는 교사를 그대로 놔두지 않는다. 모든 책임을 떠안아야 한다. 일을 저지른 교사가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그 누구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교육행정기관은 물론 가까이 있는 교장,교감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예외는 있을 수 있겠지만, 자신의 신분을 걸고 교사를 도울 수 있는 경우가 과연 멀마나 될까. 이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결국 교사들은 학생지도와 관련한 말썽을 일으키지 않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무리 학생들이 말썽을 부려도 학생징계규정에 나온 그대로 징계를 하면 그만이다. 그래도 학생이 계속해서 문제를 일으킨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같은 징계를 계속내리면 된다. 사안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모든 책임은 교사에게 돌아온다. 절대로 강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면 안된다.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자연스럽게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법이라는 잣대는 교사를 궁지에 몰아넣게 되기 때문이다. 학생지도를 위한 통상적인 과정이라는 것은 누구도 인정하지 않는다. 교사들만 외로이 주장할 뿐이다.

종합하면 이렇다. 학생지도나 수업진행에서 교사는 학생과 관련한 그 어떤 문제라도 일으키면 안된다. 법과 규정에서 정해진 테두리 안에서만 학생을 지도해야 한다. 지도에 어려움이 있다면 정치권을 움직여서 입법을 하도록 해야 한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하면 안되는 것이다. 교사가 문제를 발생시킨다면 그 책임은 교사에게 있다. 어느 누구도 도움줄 사람은 그 어디에도 없다. 법과 규정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 이렇게 하면 큰 무리없이 학생지도가 가능하다.

말이야 이렇게 하지만 어디 현실이 그런가. 결국은 지도를 하다보면 조금 심하게 지도할 경우도 있고, 체벌도 할 수 있다. 기합도 준다. 왜 이렇게 하는 것일까. 결국은 학생들을 제대로 지도하고 싶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는 전문가와 비전문가가 뚜렷이 구분된다. 교사는 전문가요. 학생은 비전문가인 것이다. 따라서 법의 테두리 안에서만 하면 그만이라는 것이 학교에서는 절대로 통용되지 않는다. 통용되어서도 안된다. 때로는 강하게 때로는 약하게 하면서 학생들을 지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결국은 정치권이 나서서 학생지도에 대한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방안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런 방안이 없다고 학생지도를 중단하지는 않겠지만 교사들에게 최소한의 권한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많은 교원들은 오늘도 학생지도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 제도적인 방안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렇더라도 날로 변해가는 학교현실을 감안한다면 최소한의 방안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정치권과 교육부의 노력을 촉구한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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