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本質) 왜곡 가능성에 유감(遺憾)

2007.09.18 09:23:00

교육인적자원부가 17일부터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의 '내 자녀 바로 알기 서비스' 제공 서비스를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그동안 학교교육과정이나 월간 학사일정, 출결사항을 포함한 여섯가지에서 대폭확대되는 것이다. 서비스가 확대되면 중간.기말고사 성적, 성적 분포표, 가정 통신문, 급식 식단표, 진로와 성적 상담자료 등 20가지로 늘어나게 된다. 학부모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궁금한 것이 있어도 학교방문이 어려웠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여기에 자녀의 진로문제나 성적문제등을 온라인을 통해 상담을 받을 수도 있다. 잘만 활용한다면 학부모의 수고를 훨씬 덜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제공서비스를 확대함에 있어 무조건 확대보다는 좀더 신중했어야 한다는 부분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라 하겠다. 제공서비스가 증가되다 보면 도리어 효과가 떨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가정통신문이나 급식식단표 등은 현재도 학교홈페이지를 통해 대부분 공개가 되고 있다. 교육행정정보시스템에 접속하여 확인하는 것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다. 접근의 용이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좋은 취지의 서비스이지만 이와 관련한 기사를 접하면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즉 서비스의 본질이 왜곡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뉴스는 물론 각종언론에서는 이 서비스도입을 두고 대부분 '성적표배달사고 끝'이나 '성적조작 꼼짝마' 등의 이상한 타이틀을 사용하고 있었다. 기사내용을 보기 전에는 혹시 학교에서 그동안 교사들이 성적조작을 했었는데, 그것을 막을 수 있다는 이야기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러나 기사내용을 보고나서는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왠지 어처구니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에 의한 성적표조작이 힘들어질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지금까지는 일부학생들에 의한 성적표조작이 있었는데, 그것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어처구니 없다는 생각을 하기에 충분했다. 학부모에게 자녀와 관련된 자료가 제공되는데, 그중의 하나가 성적표이다. 성적표공개로 인해 성적표조작이 어렵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고 하지만 제공되는 서비스중의 하나인 것을 놓고 마치 정보제공이 성적표조작을 막기위해서 제공되는 것으로 오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더 중요하고 유익한 제공서비스들이 많음에도 이상한 타이틀을 붙인 것은 정말이지 유감스런일이 아닐 수 없다. 교육부의 보도자료제공과정에서 성적표조작문제를 중요시하지 않았는데도 마치 이 부분이 가장 촛점인양 보도를 한 것은 본질을 왜곡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성적표조작문제를 타이틀로 사용하지 않은 언론들도 타이틀에 '성적공개'문제를 부각시키고 있다. 이 부분도 역시 본질을 왜곡할 가능성이 있다. 성적공개가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학부모서비스 확대목표는 '가정과 학교의 정보 공유로 학부모의 교육 참여 기회 및 관심이 증가되어 학생의 학업성취도 향상, 진학/진로지도 등의 효과 상승'이라고 교육부에서 밝히고 있는 것에도 배치되는 것이다.

어떤연유로 많은 언론에서 성적과 관련된 부분을 중시했는지는 다시한번 생각해 볼 문제라는 생각이다. 좀더 신중하게 보도자료를 검토하여 보도를 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본질을 벗어나서 자칫 왜곡된 정보가 학부모에게 전달된다면 그 책임은 언론에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언론의 노력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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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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