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포기가 아니고 선택이다

2007.10.09 15:01:00

지난 7일 오후 내와동산이라고 하는 치매를 비롯한 각종 질병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모여 생활하는 곳을 둘러보게 되었다. 가는 길 들녘은 황금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시골의 감나무에는 황금의 열매들이 주렁주렁 열려 있다. 황금의 계절임에 틀림없다. 황금의 계절에 우리들의 생각도 황금의 계절처럼 성숙해지면 좋을 것 같다.

이번 주는 2학기 중간고사 기간이다. 그런데 아쉬운 점이 눈에 띈다. 일찍 학교에 등교한 학생들이 공부를 포기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꿈이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목표가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3학년들은 12월에 고입시험도 있는데, 당장 내일부터 중간고사 시험이 있는데 왜 공부를 하지 않고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까? 전날에 공부를 많이 하여 머리를 식히고 있기 때문일까? 시험을 앞둔 고등학생들의 모습과는 너무 대조적이어서 한숨이 나오기도 한다. 공부하는 학생들이 일찍 등교하였으면 교실에 앉아 배운 것을 복습하고 시험 대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 아닌가?

공부가 전부가 아니라 하더라도 시험 기간마저 공부를 포기하면 어떻게 되나? 이런 학생들은 보나마다 꿈도 포기, 목표도 포기했을 것이다. 이런 학생들을 보면서 우리 선생님들의 생각은 어떠할까? 선생님들마저 무감각할까? 그러면 교육을 포기하는 꼴이 되고 마는데. 학생들의 이런 모습을 보고서도 아무런 반응이 없으면 결국은 교육을 포기하는 거나 마찬가지 아닐까?

교육은 포기가 아니고 선택이다. 학생들은 꿈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꿈을 선택해야 한다. 학생들은 소원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소원을 선택해야 한다. 학생들은 공부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공부를 선택해야 한다. 그게 꿈을 이루는 밑바탕이 될 것이다. 그게 목표를 성취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어제 이웃 선생님을 만나 자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니 확고한 꿈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도 큰 꿈이었다. 외무고시 준비를 해서 외교관이 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뚜렷하고 확고한 꿈이 있기에 공부에 집중하는 것이다. 부족하고 모자라는 부분을 채워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시간이 아깝다. 시간이 모자란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열심을 낸다.

그런데 우리 애들의 일부 모습은 정반대였다. 이제부터라도 꿈을 선택해야 한다. 목표를 선택해야 한다. 소원을 선택해야 한다. 희망을 선택해야 한다. 공부를 선택해야 한다. 꿈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목표를 포기해서도 안 된다. 소원을 포기해서도 안 된다. 희망을 포기해서 안 된다. 공부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포기하지 않고 선택해야 꿈을 이룰 수 있고 목표를 성취할 수 있다.

선택하는 자만이 집중할 수 있고 선택하는 자만이 잔가지들을 제거할 수 있고 선택하는 자만이 시간이 아깝고 선택하는 자만이 시간이 모자라게 된다. 선택하는 자만이 공부를 하게 된다. 포기하는 자는 산만하게 되고 포기하는 자는 노는 데 취미가 생기게 되고 포기하는 자는 매사에 의욕을 잃게 된다. 포기하는 자는 한 가지 방향을 선택이 아니라 여러 가지 방향으로 잔가지만 많아져 결국은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게 될 것이다.

선택하는 자에게는 어려움이 장애물로 보이지 않는다. 선택하는 자에게는 어려움이 길로 보인다. 선택하는 자에게는 고통이 절망으로 보이지 않는다. 선택하는 자에게는 고통이 희망으로 보인다. 선택하는 자에게는 실패가 어둠으로 보이지 않는다. 선택하는 자는 실패가 낮으로 보인다.

포기하는 자 되지 말고 선택하는 자 되어야 한다. 꿈을 가지는 일을 선택하고, 목표를 세우는 일을 선택하고, 공부하는 일을 선택해야 한다. 교육은 포기가 아니고 선택이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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