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에서는 SBS의 수행평가 문제점관련 보도후에 '중·고교 학업성적 관리시행지침을 개정해 올해부터 학생들이 수행평가용 과제물을 제출하면서 표절한 사실이 확인되면 불이익을 주도록 했다'고 밝혔다. 전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이미 일선학교에서는 나름대로 표절한 사실이 적발되면 해당학생에게 통보하고 감점등의 불이익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표절관련 규정이 성적관리규정에 포함될 것이라는 것이 새로운 방안이라면 방안이라 할 수 있다.
그보다는 수행평가를 대신해 주는 대행업체를 업무방해로 고발조치한다는 것이 좀더 진일보한 대책이라는 생각이다. 여기에 한가지 더 주문하고 싶은 것이 있다. 일선학교의 정규고사 시험문제를 학생들을 통해 입수하여 유료로 재판매하는 업체에 대해서도 같은 조치를 취하라는 것이다. 이미 학교시험문제도 교사의 저작권이 인정된다는 결론이 난 상태이기 때문에 이 부분도 철저히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시험문제출제를 위해 며칠을 고생한 교사들의 문제를 간단히 입수하여 유료로 재판매 한다는 것은 분명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시 수행평가 이야기로 돌아가자. 서울시교육청의 이번조치가 과연 실효성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다. 실제로 학생들의 과제물을 점검하면서 의심이 가는 경우는 인터넷을 통해 검색을 해본다. 학생들이 작성한 과제물의 일부분을 그대로 검색하면 쉽게 표절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학생의 과제물을 모두 검색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따른다. 학생수가 많기 때문이다. 결국은 재수없는 학생만 적발이 되는 것이다. 재수좋은 학생은 표절을 했지만 적발되지 않고 넘어가게 된다. 현실이 이런데 어떻게 교사들이 모든 학생들의 과제에 대해 표절여,부를 가릴것인가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보다는 학생들에게 수행평가를 과제로 부과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꼭 과제로 부여할 수 밖에 없는 경우도 있겠지만 가급적 학교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수업시간을 활용하거나 방과후 시간을 적절히 활용하는 방안이 더 현실적이다. 원천적으로 표절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일 과제로 나갈 경우는 인터넷 등에서 표절이 어려운 주제를 제시해야 한다. 그 편이 나중에 표절여,부를 가리기 위해 인터넷 검색등으로 대조하는 것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생각이다.
교사의 노력으로 어느정도 해결이 가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수행평가가 전체과목에서 실시된다고 볼때, 학생들의 부담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이 역시 쉽지 않다. 학부모가 느낄때는 무슨 수행평가가 이렇게 많으냐고 느낄 수 있다. 여기에 시간을 더 필요로 하는 수행평가과제를 제시할 경우 불만은 더욱더 가중될 것이다. 다양하게 수행평가를 실시하는 것이 이상적이긴 하지만 현실적인 대안은 되지 않는다.
이미 서울시내 중,고등학교에서의 수행평가는 서술형평가가 도입되면서 반영비율이 축소된 경우가 많다.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과목에서 서술형평가를 50%이상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수행평가와 서술형평가의 연관성이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서술형50%에 수행평가 30%를 반영하면 나머지 20%가 객관식 평가이다. 그렇다면 시험때마다 서술형 50%에 객관식 20%로 1시간 평가를 해야 한다. 현실적이 못하다. 서술형도 1-2문항만으로 평가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결국 서술형평가에 밀려 수행평가가 푸대접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 대안으로 수행평가관련 내용을 서술형에 반영하도록 권하고 있지만 이 역시 현실성이 떨어진다.
수행평가에 대한 정답은 없다. 어떻게 평가해야 가장 잘 한 평가가 된다는 정답이 없다는 뜻이다. 다만 교사들의 노력과 학생들의 인식변화, 시교육청의 정책방향등이 잘 맞아 떨어져야 한다. 모든 책임을 교사에게만 돌리는 것이 옳은 방향이 아니듯, 시교육청에만 책임을 전가하는 것도 옳지 않다. 또한 표절을 하는 학생들에게만 책임을 돌려서도 안된다. 교사, 교육청, 학생들이 함께 대안을 찾고 연구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